‘양날의 검’ 첩보의 검증이 가른 정보의 성패[정일천의 정보전과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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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강건호 취역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정일천 전 국가정보원 국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를 처음 공개한 지 4년이 다 돼 간다. 국가정보원은 일각의 반론에도 주애가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판단은 다양한 공개 정보와 휴민트(인적 정보) 등 비공개 출처에서 수집한 첩보를 종합·분석한 결과겠지만, 리스크는 있다. 스파이 세계에서 첩보와 정보는 구분된다. 첩보는 검증되지 않은 날것 상태의 정보를 말한다. 부정확하거나 허위 또는 과장일 수 있다는 의미다. 스파이들이 수집한 첩보는 검증과 분석을 통해 걸러지고, 이 과정을 통과한 첩보들이 모여 정보가 된다. 정보는 정보기관의 최종 결과물이자 얼굴이다. 정보의 실패는 스파이와 조직의 역량 문제를 넘어 국가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에 첩보와는 무게가 다르다. 2003년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를 공격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다. 당시 침공을 결정한 배경에는 이라크 과학자 출신으로 독일로 망명한 라피드 알 자나비가 제공한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첩보가 있었다. 코드명 ‘커브볼’로 불린 그가 제보한 내용은 후세인 정권이 트럭과 기차 등을 이용한 이동식 생물무기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자나비가 후세인 제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 의도적으로 꾸민 허위 첩보였다. 결국 침공 근거로 내세운 WMD는 발견되지 않았고, 부시 정부는 국내외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 내부에서도 첩보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 정책결정권자의 성급한 판단이 내려지면서 정보 실패로 이어졌다. 이와 대비되는 사례도 있다. 1957년 9월 이스라엘 모사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량학살 실무 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아들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다. 아르헨티나에 사는 한 유대인의 딸과 교제 중인 독일계 청년의 신상에 관한 내용이었다. 아이히만이라는 성을 가졌고, 부친은 유대인 제거에 앞장섰던 독일군 장교 출신이라는 것이 전부였다. 모사드는 10년 넘게 아이히만 추적에 실패하며 첩보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이었지만 이를 무시하지 않았다. 결국 2년여에 걸친 추적과 검증을 통해 리카르도 클레멘트라는 이름으로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던 아이히만을 찾아내 재판에 세우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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