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사적 저점인 0.8배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국 주식 가격에 선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으로 관세 우려가 해소된다면 한국 증시는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다.
지금은 미국 정책에 수혜를 보거나 관세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운 업종이 유리하다. 조선·방산은 미국 정책의 수혜를 보는 대표 업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고, 방산은 글로벌 각국의 방위비 증가에 따라 수출주로 재평가받고 있다. 엔터, 음식료, 유통은 관세와 무관하고 경기 불황에도 견조할 수 있는 섹터다. 관세 협상 타결 이전까지는 이러한 업종들이 한국 시장에서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이다.
반도체, 자동차 등 미국 관세 정책의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은 이미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있다. 투자 호흡이 긴 투자자라면 지금부터 분할 매수가 가능한 시점이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전방 시장 수요 부진과 미국 정책 불확실성이 있는 2차전지 업종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최근 대형주 성과 부진으로 중소형 테마주들의 거래 대금이 늘어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종목들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테마주는 기업 가치와 무관한 급등락이 빈번하기 때문에 손실 위험도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이 있다. 손실을 급하게 복구하려는 욕심이 오히려 포트폴리오의 성과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지금은 관세 불확실성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국면이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특히 경계해야 한다.
투자의 궁극적 목적은 수익이지만 손실을 방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장은 각 개인의 계좌가 얼마나 손실인지 알지 못한다. 보유 주식이 반등할 것이라는 막연한 확증 편향은 버리고, 객관적으로 현재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보유 종목의 추가 하락 리스크와 반등 가능한 구간을 합리적으로 판단한 뒤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시점이다. 단기 변동성을 감내하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내재 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에 여유를 갖고 투자하는 것이 지금은 더 바람직해 보인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한국전력 등 ‘딥 밸류(Deep-value·초저가치평가)’ 구간에 있는 저평가 기업들이 대안이 될 수 있겠다.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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