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극심한 정쟁과 갈등을 넘어 통합으로 가야 한다"며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시대교체, 시대전환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권 도전 선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는 안정과 발전이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예정된 미래를 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 정치는 이념 갈등, 지역·세대·남녀·진영 갈라치기까지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극단화되면서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며 "정치를 바꿔 세대 통합을 해야 한다. 협박과 압박, 갈등의 정치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이후 중단됐던 근본적 사회개혁,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며 "정치인이 국민을 섬기는, 봉사하는 정치로 다시 돌아가는 혁명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시대교체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치교체"라며 "합리적, 도덕적인 정치를 복원하자"고 제안했다. 또 '정치 복원'의 한 방법으로 개헌을 거론, "제왕적 대통령을 넘어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국회의 입법권력, 특권도 축소해야 한다"며 "선거법도 중·대선거구제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입법, 행정 권력의 축소로 국민의 의사가 주도하는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며 "민간이 주도하는 활력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견은 오는 25일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앞둔 가운데 진행됐다. 이에 안 의원이 사실상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권 도전을 선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기자회견을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이라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여러분들 생각하시는 대로 생각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준비 중인 플랜B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그 문제에 대해선 좀 더 자세한 생각을 곧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아울러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재 나와 있는 여러 대선 지지율 자체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헌재 결과에 따라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그때부터 지지자들이 전략적인 선택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