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산 수입 철강에 적용하던 무관세 쿼터제를 다음달 12일을 기해 폐지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포고문에 서명하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오늘부로 단순화한다”며 “예외나 면제 없이 일괄 25%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A5면
한국의 경우 철강 쿼터제가 폐지되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가 25%로 높아진다. 한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일본, 유럽연합(EU), 영국 등에 제공됐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알루미늄 관세 면제·유예 조치 또한 무효화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들 국가로부터의 철강 제품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3월 12일부로 이 같은 조치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예외 없이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미국에서 많은 기업이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전날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기존 관세에 25%포인트씩 추가되는 것으로 설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25%포인트 추가관세가 아니라 25% 일괄 관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했었다. 하지만 개별 국가들과 추가 협상을 통해 예외적 조치를 적용했다. 한국은 협상 결과 쿼터제 대상국으로 지정돼 연간 263만t까지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되, 그 이상은 수출할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서 밝힌 대로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재확인했다. 한국의 양대 핵심 수출 품목이 ‘트럼프 관세’의 영향권에 들어선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구체적인 통화 시점과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경제력이 강하고 무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조 바이든은 중국이 막 나가도록 내버려뒀고, 우리는 중국에 연간 1조달러(약 1453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모든 걸 고려할 때 중국은 미국에서 많은 돈을 빼가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지금처럼 많은 돈을 빼내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