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지 ‘체력과 컨디션 조절 연구 저널’(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에 2024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 1만4000명 이상을 1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악력이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에 비해 연구 기간 동안 사망 위험이 4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악력은 물건을 잡거나, 악수를 하는 것과 같은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손과 팔뚝의 근육이 만들어내는 힘을 가리킨다. 그래서 악력은 손과 팔의 근력을 측정하는 데 사용하며 전신 근력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근력이 강하면 악력도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악력을 유지하면 나이가 들어도 건강을 유지하며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악력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일 뿐만 아니라, 평생 동안 근력 및 제지방량(체중에서 체지방을 뺀 나머지 )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악력이 강하면 나이가 들어도 더 독립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즉,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집안을 돌아다니는 등 일상생활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성인의 악력이 약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남성은 29㎏, 여성은 18㎏이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악력이 낮으면 암과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여러 만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이러한 질환으로 인해 조기 사망할 위험 또한 커진다. 아울러 악력이 낮으면 우울증, 불안, 당뇨병, 치매 등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에 2011년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100세 이상 생존한 사람들은 중년기(이 연구에선 56~68세) 악력이 상위 33%에 속할 확률이 79세 이전 사망한 사람보다 2.5배 더 높았다.
근육량은 전반적인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근육량은 신진대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근육은 혈액 내 포도당을 흡수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근육량이 많으면 당뇨병을 예방할 가능성이 높다.
근육은 또한 마이오카인이라는 화학 물질(단백질)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은 지방, 뼈, 장, 간, 심지어 피부나 뇌와 같은 신체의 다른 조직과 장기에도 작용한다. 마이오카인은 염증을 억제하고 세포 활성도를 높여 이 같은 조직을 보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근육이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힘 그 이상을 제공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악력 향상 방법
악력을 집중적으로 높이기 위한 훈련을 따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악력은 전신 근력을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근육량은 40세 이후부터 자연적으로 감소하는데, 50대부터 매년 약 1%씩 감소하기 시작하고, 80대엔 40대 대비 총 근육량의 40~60%를 잃는다. 7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근감소증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고 있다.
건강과 근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다리 근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다리 근력은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고 일상생활에서 독립적으로 작업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건강과 체력에 특히 중요하다. 다리 근력은 만성 질환 위험이나 수명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이전 연구 결과가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를 사용한 운동이 부담스럽다면 스쿼트, 까치발 서기, 실내 자전거 타기, 오르막 오르기 등이 효과적이다.여기에 코어와 등과 팔의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 퍌굽혀 펴기, 플랭크 등을 추가하면 좋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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