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커상 최종후보 오른 수전 최
역사적 격랑 속 가족의 서사 그려
“재일동포 통해 한일관계 들여다봐”
장편소설 ‘플래시라이트(Flashlight)’로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전 최(56)가 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한 북토크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통제 불가능한 외부 상황에 의해 인생이 형성되는 인물에 대해 쓰는 데 관심이 많다”며 “여기엔 아버지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했다.
미 인디애나주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유대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최 작가는 텍사스에서 자랐다. 1990년 예일대 문학사 학사, 1995년 코넬대 문예창작학과 석사를 취득했다. 현재 펜 아메리카(PEN America) 이사로 활동하며 존스홉킨스대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그의 여섯 번째 장편 ‘플래시라이트’는 전후 재일교포 사회와 미국 교외를 배경으로 20세기 역사적 격랑 속에 휘말린 한 가족의 서사를 그린 작품이다.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대륙과 세기를 능숙하게 가로지르는 이 야심 찬 작품에서 수전 최는 역사적 긴장과 친밀한 드라마를 놀라운 우아함으로 균형 있게 담아냈다”고 평했다. 올해 부커상 수상작은 10일 오후 9시 반(한국 시간 11일 오전 6시 반)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소설은 재일교포로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겪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교수가 된 석, 그의 미국인 부인 앤, 딸 루이자의 수십 년에 걸친 삶을 따라간다. 작품 속 가족 구성은 작가의 실제 가족사와 닮았다. 최 작가는 1세대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최재서(1907∼1964)의 손녀다. 아버지 최창(1931∼2022)은 6·25전쟁 이후 도미해 인디애나주립대 수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최 작가는 주인공 석을 재일교포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책을 쓰기 한참 전에 자이니치(재일교포)에 대해 알게 됐다”며 “이들이 20세기 전반 한국과 일본의 대단히 힘들고 복잡한 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또 다른 창이 된다는 점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책을 쓸 때마다 창작적 혼란을 경험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책을 시작하고, 절대로 개요를 짜지 않는다”며 “책에 담고 싶었던 몇 가지 요소에서 시작했지만, 책의 구조나 이야기의 흐름은 쓰면서 찾아낸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3 hours ago
1



![[오늘의 운세/11월 11일]](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5/11/10/132742093.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