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엔비디아가 올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조정을 겪고 있다. 더 큰 실적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다만, 증권가에선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주가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AP) |
2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4.72달러(3.22%) 내린 141.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2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 주가와 비교하면 2.7% 하락한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탄탄한 모습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한편에선 이를 엔비디아가 전망한 올 4분기 매출액 등이 일부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영향이라고 풀이한다. 엔비디아는 올 4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375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의 평균 예상치는 웃돌았으나 최대 410억달러까지 매출액이 증가하리라고 예상한 투자자들을 만족하게 하진 못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엔비디아가 여전히 AI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가속기 시장 내 리더십과 기술 격차와 2025년 초과 수요 지속성,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피지컬(Physical) AI로 가는 비전까지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라는 이유에서다. 내년과 그 이후를 바라봤을 때 주가가 오를 여지가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가속기 초과 수요와 경쟁우위는 이어지고, 피지컬 AI로 가는 국면까지 키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시대정신이 반영된 멀티플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가총액 5조달러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단기 주가, 분기 실적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4월까지 차세대 AI 칩 블랙웰 출하가 기존 하퍼 인도량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이익이 약화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 역시 엔비디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평가했다. 신제품 생산 초기 비용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산업은 초기 단계이며, GPU는 수요가 공급보다 큰 상황”이라며 “이익 문제는 수요가 공급보다 강하다는 점에서 양산이 본격화하면 해결될 수 있고, 엔비디아는 내년 하반기 회복을 예상한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