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만 판 장인의 천착이 빚어낸 명품’, ‘연구자의 끈질긴 천착이 결국 그 난제를 풀었다’.
신문이나 칼럼을 읽다 보면 ‘천착’이라는 단어를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오늘은 이 ‘천착(穿鑿)’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한자를 살펴볼까요. 천(穿)은 ‘뚫다’라는 뜻입니다. 비교적 낯선 한자이지만 관통(貫通)처럼 무언가를 꿰뚫는다는 맥락에서 사용됩니다. 착(鑿)은 ‘뚫다, 파다’라는 뜻인데요. 공사장에서 땅을 팔 때 사용하는 굴착기라는 말에서 쓰이고 있네요. 즉, 천착은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구멍을 뚫고 파낸다’는 뜻입니다. 단단한 바위를 부수고, 끈질기게 파 내려가는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바로 여기서 ‘어떤 원인이나 내용 따위를 따지고 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함’이라는 새로운 의미가 파생된 것이죠. 그래서 어떤 주제 하나를 깊고 집요하게 파고들 때 천착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런데 천착에는 다른 뜻도 있습니다. ‘억지로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함’이라는 의미인데요. 한 곳만 너무 깊게 파다 보면 전체를 놓치고 억지스러운 해석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계가 담긴 것이지요. 다만 오늘날 신문에서 쓰이는 천착은 대부분 첫 번째, 즉 깊이 파고들어 연구한다는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생각하기
여러분은 지금 무엇에 천착하고 있나요.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 하나를 끝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것,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끝없이 파고드는 것, 이런 것들이 바로 천착입니다. 단단한 바위도 한 곳을 꾸준히 치면 결국 구멍이 뚫리듯, 무언가를 깊이 파고든 시간은 반드시 여러분만의 깊이를 남길 거예요. 다만 깊이 파되 가끔은 고개를 들어 넓게 바라보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억지로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지 않을 테니까요.
김환 백영고 교사(유튜브 ‘오분 만에 마스터하는 국어’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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