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비싸도 낙찰”…실거주 의무없는 강남경매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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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지난달 진행된 서울 강남구 래미안포레 전용면적 101㎡ 경매 응찰에 20명이 몰리며 18억 2150만원에 매각됐다. 같은 면적의 래미안포레는 최근 일반 매매거래에서 17억원에 거래됐다. 또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157㎡은 지난달 40억8000만원에 낙찰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달 같은 면적의 일반 매매가 39억~40억원 사이로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시세보다 비싸게 낙찰된 셈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이 확대 재지정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생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여의도, 목동 등 이미 토허제로 묶여 있던 지역들도 경매로 아파트를 낙찰받으려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몰리며 열기가 뜨겁다.

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 기준 강남구에서만 총 9건의 아파트 경매 낙찰이 이뤄졌는데 매각가율이 103.4%를 기록하고 있다.

매각가율이 100%를 넘었다는 건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됐단 의미로 경매 매물의 수요자가 많아질수록 매각가율은 높아진다. 송파구도 같은 달 99.8%로 높은 매각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서울 평균 아파트 경매 매각가율은 87.5%다. 지난 4월의 경우 송파구는 총 9건의 아파트 경매 낙찰이 이뤄졌는데 매각가율이 108.8%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매각가율은 80.2%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토허제 미적용 이점으로 토허구역 중심으로 투자자가 경매시장에 몰리며 일부 단지에서는 오히려 신고가가 나오는 등 낙찰가율이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매 거래 시장이 열기를 띄는 것과 달리 일반 매매거래 시장은 한산한 분위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분석해보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거래는 105건(5월 29일 기준)으로 직전달인 3월 750건에 비해 약 86% 거래가 줄었다. 같은 기간 송파구도 751건에서 123건으로 거래가 급격하게 줄었다. 서초구는 같은 기간 620건에서 48건으로 매매거래가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토허제 지정 구역의 경우 실거주 수요도 꾸준하지만 입지 등을 이유로 외지인들의 투자 수요 역시 꾸준한 지역으로 당분간 일반 거래보다는 경매 응찰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강남 지역의 경우 실거주 수요도 꾸준하지만 지방 등 외지인들이 거주하진 않지만 투자를 목적으로 사두려는 수요도 꾸준하다”며 “토허제 확대 재지정 이후 실거주는 할 수 없는 투자자들이 경매로 눈을 돌리는 상담 건수가 늘고 있다. 실제 응찰자도 늘고 있는 상황으로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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