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교안전법 개정 추진
교사 고의·중과실 아닌 경우
민·형사 면책범위 늘리기로
보조인력 '학급당 1명' 지원
민간업체 패키지 상품 확대
교육부가 학교 현장체험학습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 교사가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면책 범위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교원단체들은 보다 강한 면책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 장관은 "최근 사고에 대한 부담감으로 일선 학교의 현장체험학습 운영이 축소되고 있다"며 "학생들의 교육 기회가 제한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피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4년 전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도중 초등학생이 숨진 사고로 당시 인솔 교사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 일이다. 학생이 다치거나 사망할 경우 그 책임이 결국 교사 개인에게 집중된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현장의 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을 당일치기로 축소하거나 외부 업체에 맡기고, 심지어는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16개 시도(충북 제외) 초중고의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등 현장체험학습 실시율은 평균 62.24%에 머물며 지난 3년 새 최저치에 그쳤다. 대전은 실시율이 4.0%에 그쳤고, 서울도 7.7%에 불과해 상당수 학교가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11월 교사가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학교안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현장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형사 처벌 안 되게 법을 하나 만들든지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해 교육부가 새로운 대책을 내놓게 됐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현장체험학습 도중 생긴 안전사고에서 교사의 면책 범위를 강화하는 것이다. 학교안전법 개정을 통해 교사가 '학교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히 위반하거나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교육청 전담팀이 나서 사고 발생 시점부터 전담변호사를 정해 법률 상담부터 소송까지 전 과정에 대응하도록 한다. 또 기존에는 사후 조치에 대한 내용만 있어 학부모나 학생이 사전 예방조치 부족을 이유로 한 소송을 건다면 막기가 어려웠지만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사전 예방조치 내용을 포함해 이를 막을 조치도 취한다.
사고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지원도 강화한다. 교사가 현장체험학습에서도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조인력 기준을 기존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바꾼다. 민간 업체가 숙식·차량 운영뿐만 아니라 안전관리까지 통합적으로 책임지는 '현장체험학습 꾸러미(패키지) 상품'을 확대해 교사의 행정적인 업무 부담도 줄여줄 예정이다.
교육부는 하반기 중 법 개정 절차를 마쳐 내년 상반기부터 발효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영진 교육부 학교정책관은 "법적 체계가 준비되고 교육청 지원 체계가 안착하는 것은 물론 선생님들의 불안 심리가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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