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없는 요양병원서 다리 절단…잘못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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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람 다리, 80대 환자와 DNA 일치
요양병원 “괴사한 다리 절단
미화원이 일반 폐기물로 착각
의료폐기물을 재활용으로 처리”
경찰, 불법 의료행위 여부 조사

인천연수경찰서. 뉴시스

인천연수경찰서. 뉴시스
10일 인천의 한 재활용품 선별시설에서 발견된 사람의 다리가 요양병원에서 잘못 배출한 환자의 신체 일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요양병원은 수술실이 없는 곳으로 알려져 경찰은 불법 의료행위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18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와 생활자원 회수센터 내에서 발견된 다리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해당 병원 관계자가 경찰에 “발견된 다리가 우리 병원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고했다. 병원 측은 괴사한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은 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80대 여성 환자의 왼쪽 다리일 가능성이 높다며 “재활용품 수거업체 소속 미화원이 이를 일반 폐기물로 착각해 재활용품과 함께 수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의 소견에 따라 경찰은 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배출 및 수거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의료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다. 해당 병원은 수술실이 없는 병원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수술실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불법 의료 행위를 저질렀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요양병원도 의료법상 시설·인력 기준을 충족하면 수술을 할 수 있다.

만약 수술이 합법적으로 이뤄졌다 해도 의료폐기물 관리 기준을 어겼을 가능성도 있다. 현행법상 인체의 조직이나 장기, 신체 일부는 의료폐기물 가운데 ‘조직물류폐기물’로 분류된다. 이런 조직물류폐기물은 다른 폐기물과 섞이지 않도록 별도 보관·운반해야 하며, 밀폐된 전용 용기에 담아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광역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재활용품 선별시설에서 절단된 다리가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난 뒤 병원에서 의료폐기물 배출 사실을 뒤늦게 신고했다”며 “환자에 대한 병원의 치료 과정과 폐기물 배출은 물론이고 선별시설에 반입된 과정까지 모두 조사한 뒤 위법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10일 연수구 송도동 남부권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는 길이 약 41cm의 왼쪽 무릎 아래 다리로 추정되는 신체 일부가 발견됐다. 센터 직원은 재활용품 선별 작업을 하던 중 붕대가 감긴 상태의 다리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초 발 길이가 21cm인 점 등을 토대로 어린 학생의 신체 일부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64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이어 인천 일대의 학교 장기결석자와 실종자의 유전 정보를 확인하고, 발견 당일 생활자원회수센터를 드나든 차량들에 대한 블랙박스와 운행 기록 등을 확보해 유입 경로를 추적하는 등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광역범죄수사대 인력 38명도 추가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 해당 신체가 키 161~165cm 정도의 성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사는 혼선을 겪었다. 하지만 이날 국과수 감정 결과에 따라 경찰은 의료법 위반 및 불법 의료 행위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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