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대북송금 뇌물 혐의’ 다시 재판 받는다…2심서 공소기각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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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04.28. [서울=뉴시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04.28. [서울=뉴시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대북 송금 사건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다시 재판받게 됐다. 1심 법원이 “이중 기소”라며 유무죄 자체를 판단하지 않고 끝냈던 사건을 항소심 법원이 “다시 심리하라”며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10일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건우)는 김 전 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수원지법 합의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1심 재판부는 이미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한 ‘이중 기소’라며 해당 혐의를 공소 기각으로 판결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신 내주며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2023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2024년 6월 검찰은 800만 달러 대납 행위를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김 전 회장의 대북 송금이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제3자 뇌물이라는 것이다.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2024년 7월 1심에서 방북 비용 200만 달러 부분만 유죄로 인정돼 김 전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정치자금법 위반)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뇌물공여 혐의 재판이었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돈을 건넨 행위 하나를 두고 2가지 죄로 나눠 재판하는 건 이미 기소된 사건을 또 기소한 것과 같다며 ‘상상적 경합’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은 채 공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실행 행위가 일부 중첩됐다고 보더라도 두 죄의 행위 주체나 객체, 규범적 성격, 이를 처벌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모두 다르다”고 판단했다. 외국환거래법 위반죄는 국가의 외환 관리 질서를 지키기 위한 죄이고, 뇌물공여죄는 공무원의 직무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죄라 애초에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이 뇌물 공여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달러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범행이 수단으로 수반된 것으로 보인다”며 “상상적 경합이 아닌 ‘실체적 경합’ 관계”라고 설명했다. 실체적 경합은 여러 독립된 행위가 별개의 죄를 구성하는 것을 뜻한다.이번 판결은 공범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 대통령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지사는 김 전 회장의 1심 공소기각 판결을 근거로 본인에게도 면소 판단을 내려달라고 1심 재판부에 요청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1심 재판은 대통령 취임 이후 모두 중단된 상태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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