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기전세주택2 1~3차 공급
인천 하루 1000원·월 3만원 주택 올해 추진
부산 신혼부부면 무상 임대료 주택 공급
전북 반값 임대료, 자녀 출산 땐 전액 감면
결혼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 위해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지방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시세의 절반 가격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가 하면 ‘하루 임대료 1000원’ 주택을 내놓는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신혼부부 ‘맞춤형 주거 대책’이 대표적이다. 젊은 세대들의 주거 선호도가 높은 도심지역에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거나 반값 임대료(출산 시 전액 무료) 책정 등이 호평을 받고 있다.
5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장기전세주택2(미리 내 집)’의 3차 입주자 모집을 지난달 20일 공고했다.
단지는 메이플자이(서초구 잠원동) 98가구와 청계SK뷰(성동구 용답동) 53가구, 모아엘가트레뷰(구로구 오류동) 86가구, 그란츠 리버파크(강동구 성내동) 40가구,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르블(동대문구 용두동) 22가구, 신길 AK 푸르지오(영등포구 신길동) 5가구 등 395가구다.
전세금은 최저 2억9000만원부터 최고 9억원까지 다양하다. 이번에 공급되는 단지 중 가장 물량이 많은 메이플자이는 전용 43㎡, 49㎡에서 각각 47가구, 51가구씩 공급되며, 전세가는 전용 43㎡ 6억8640만원, 전용 49㎡ 8억1900만원이다. 입주희망자 신청은 이달 2~3일 진행했다.
장기전세주택2는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공공주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8월 저출산 주거 공급 대책으로 내놓은 새로운 주택 유형이다. 아이를 낳으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고, 20년 뒤에는 시세 대비 최대 20% 저렴한 가격에 살던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우선 제공한다. 전세보증금이 시세보다 50%가량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다만, 자격 요건은 혼인신고 한 날로부터 7년 이내 신혼부부 또는 공고일로부터 6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이면서 부부 모두 공고일 기준 5년 이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앞서 신청한 1·2차 총 627가구 입주자 모집에서는 신혼부부들이 대거 신청했다. 지난해 7월 1차로 공급한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에서는 300가구 모집에 1만7929가구가 몰렸다. 경쟁률은 59.8대 1이다. 지난 8월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등에서 진행된 2차 물량 327가구 모집에도 1만6365명이 신청했다.
하루 1000원만 내면 신혼집 생긴다
하루 1000원의 임대료만 내면 되는 ‘천원주택’도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인천시는 하루 1000원, 월 3만원에 집을 임대하는 ‘천원주택’을 올해부터 신혼부부에게 연간 1000가구 공급할 예정이다.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 또는 예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최초 2년부터 최대 6년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주택 면적은 무자녀 65㎡ 이하, 1자녀 75㎡ 이하, 2자녀 이상 85㎡ 이하다. 최대 3000만 원의 보증금을 내면 월 3만원의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다.
인천도시공사가 사들여 임대하는 매입임대와 입주 희망자가 시중 주택(전용 85㎡ 이하)을 선택하면 인천시가 전세 계약을 체결한 뒤 지원하는 전세임대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 자녀 출산과 양육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인천시는 예산편성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최근 인천도시공사와 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입주자 모집을 위한 실무에 착수해 올해부터 입주할 수 있도록 준비, 우선 매입임대 주택을 시작으로 전세임대 주택까지 순차적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인천지역 민간주택 평균 월 임대료가 76만원인 점을 고려할 때 ‘천원주택’은 약 4% 수준의 비용으로 주거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자녀 출산과 양육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빠른 인구 감소, 지방도 저출산 극복 대책 적극 추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주택 지원은 인구 감소 속도가 수도권에 비해 빠른 지자체에서 먼저 시작됐다.
전라북도는 청년·신혼부부 등의 주거와 일자리, 양육 등을 돕는 대책 중 하나로 ‘반할 주택’(반값 임대료 아파트) 500가구 공급할 계획이다.
자녀 출생 전 입주 때는 임대료를 절반만 내고, 자녀를 출산하면 전액 감면해주는 정책이다. 소멸 위기에 처한 인구감소지역 11개 시·군에서 후보지를 선정한 뒤 2026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한다. 또 공공임대주택도 2026년까지 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전라북도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은 건 인구 소멸 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 인구는 2002년 200만명이 붕괴한 이후 지난해 10월 말 기준 174만명까지 줄었다.
부산시도 지난주 ‘주거종합계획’을 통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지원한다. 2030년까지 청년·신혼부부가 임대료 없이 살 수 있는 주택 1만 가구를 공급한다.
청년은 6년간, 신혼부부는 7년간 기본으로 거주할 수 있다. 한 자녀를 낳으면 20년까지, 두 자녀 이상을 출산하면 평생 거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전남 화순군은 2023년부터 부영그룹과 함께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펼치고 있다. 부영주택이 운영하는 기존 임대아파트를 화순군이 빌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 1만원에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올해에도 ‘화순 사랑으로 부영’ 임대아파트에서 100가구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