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경쟁 4파전 구도로
宋, ‘선거 책임론’ 제기하며 鄭 때리기
김민석 “宋, 애정하는 선배-오랜 동지”
文정부 대변인 지낸 高 “연대는 없다”
정청래, ‘메가 프로젝트’ 행보 나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와 고민정 의원이 8일 차기 당 대표 선거에 공식 출마를 선언하며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를 포함해 4파전의 구도가 형성된 것.
송 전 대표는 정 전 대표를 향해 ‘6·3 지방선거 책임론’을 제기했고, 고 의원도 정청래 지도부의 당내 소통 문제를 제기했다. 김 전 총리에 이어 송 전 대표가 출마 일성으로 정 전 대표를 정조준하면서 사실상 반청(반정청래) 연대가 가시화되는 흐름이다. 반면 당 대표 사퇴 직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갔던 정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 의원의 독자 행보로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연대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鄭 저격한 송영길, 독자 노선 선언한 고민정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대표 출마 선언을 하며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장승윤 tomato99@donga.com
송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4년, 황금 같은 시간을 놓치지 않겠다. 대체불가 대한민국, 대체불가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위기는 밖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시작됐다”며 “국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다음 총선은 레드카드”라고 강조했다. 6·3 지방선거 책임론을 언급하며 연임 도전에 나선 정 전 대표를 사실상 겨냥한 것. 송 전 대표는 이어 “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시대적 과제는 ‘이심송심(李心宋心)’·‘당청동색(黨靑同色)’의 힘으로 민주당을 ‘구조적 다수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과의 교감을 강조했다.
고민정 의원은 이날 대표 출마 선언을 하며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당내 친문계 핵심인 고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고 의원은 “당 간판이 바뀌어야 한다. 언제까지 86그룹을 민주당이 전면에 내세우고 그것만 쫓아갈 것이냐”며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특히 고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정 전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 시절) 소통이 사라졌고 논의가 사라졌다”고 했다. 친문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 정 전 대표를 비판하며 거리를 둔 것. 고 의원은 통화에서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는 없다”고 못 박았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당 대표 사퇴 직후 첫 공개 일정으로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가는 등 친문계와의 연대 구축을 시도했지만, 고 의원이 독자 노선을 확고히 하며 사실상 무산됐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왼쪽 사진부터 당 대표 출마 선언 순. 장승윤 tomato99@donga.com
정 전 대표는 국회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며 정책 행보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의 호남 지역 대규모 투자를 골자로 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강조하며 권리당원 비중이 높은 호남 구애에 나선 것. 정 전 대표는 “(메가 프로젝트를) 속전속결로, 시간이 늦춰져서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고 저 또한 그 부분에 대해 발 벗고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선호투표제 도입에 반청 연대 가시화
6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8일 전남광주 목포 동부시장을 찾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목포=뉴시스
김 전 총리에 이어 송 전 대표가 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반청 연대 구축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8·17 전당대회에서 ‘선호투표제’ 적용이 논의되면서 최종적으로 김 전 총리와 송 전 대표 중 한 명으로 표가 모여 단일화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 김 전 총리는 X(옛 트위터)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선언을 언급하며 “최고로 멋진 선의의 경쟁 해보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동지이고 애정하는 선배로, 책을 놓지 않는 학구열과 치열한 국제감각을 항상 존경해 왔다”며 “서로 어려울 때 함께해 주고 (수감 당시) 옥으로 면회하러 갔던 사이”라고 친분을 과시했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이날 “선호투표제가 도입되면서 사표 방지 심리가 없어져 지지자들의 걱정이 해소됐다”며 “부담 없이 송영길을 찍을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2 대 1, 3 대 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 많이 아프다”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