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에 대통령실 내려온다고?”…공무원들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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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경수·이준석 등 세종 대통령실 대선공약
“서울 집 팔고 와서 속상했는데…집값 상승에 반색”
“비효율적인 서울 출장 줄어들 것” 기대감
“시댁이 옆집으로 오는데 뭐가 좋나” 불편한 기색도

  • 등록 2025-04-15 오후 3:04:12

    수정 2025-04-15 오후 3:17:04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대통령실이 내려오면 집값이 오르지 않겠어요? 집값 오르면 좋죠.”

“예전이면 한 번 부를 것을, 두세 번씩 부를 텐데 좋을리가 있겠습니까.”

정부세종청사 전경(사진=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6·3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잇달아 행정수도의 세종 이전 공약을 내놓자 세종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침체 국면이던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되고 서울 출장은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가 하면, 감시와 통제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같은 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대선 공약 ‘교집합’은 행정수도로서의 세종 위상 강화다. 이 대표는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에서 세종으로 옮기겠단 구상이고, 김 전 지사는 대통령실을 포함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여권 주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역시 대통령실에 더해 청와대와 여의도 국회를 합친 ‘명품 집무실’을 세종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공무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세종에 주택을 사고 정착한 공무원들은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세종에 아파트를 사면서 집값 상승의 이득을 놓친 이들에겐 희소식이다. 과장급 한 공무원은 “‘서울 집을 팔지 말고 전세로 내려올걸’하고 후회를 많이 했는데 최근에 세종 아파트값도 다시 오름세라 솔직히 기분이 좋다”며 “대선 공약이 부동산시장 반등으로 이어져 반색하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정부서울청사, 국회 등으로 서울 출장이 잦았던 이들은 출장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차관급 한 공무원은 “일주일에 보통 3일은 서울로 출근하는데 길바닥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며 “대통령실에 국회까지 내려온다면 서울 출장의 비효율성이 나아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반면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다. 국장급 한 인사는 대통령실 이전 가능성에 “시댁이 가까이 이사 온다는 건데… 좋을 게 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가뜩이나 민주당 집권 시 부처 분리설이 돌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경우 현재 입주해 있는 중앙동 건물을 대통령 집무실로 내줘야 할 수 있단 얘기도 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중앙동 최고층은 층고가 높고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데, 본래 VIP용 집무실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는 말이 있다”며 “민주당이 집권하면 용산 대통령실 아닌 세종으로 내려오려 할 텐데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대통령실로 쓸 만한 곳은 중앙동일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부처를 쪼개고 직원들을 뿔뿔이 흩어놓을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재 정부세종청사 주변에 국회 세종의사당(제2국회)과 제2대통령실 집무실을 위한 터가 마련돼 있지만, 아직은 허허벌판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조성 시기는 2031년이고 제2 대통령실의 경우 빠르면 2027년 준공 예정이다. 국회는 향후 기획재정원회를 비롯한 상임위 11곳 등을 국회 세종의사당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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