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한국과 북한을 아우르는 민족의 대명절이다. 한국은 지난 3일 개천절을 시작으로 9일(한글날)까지 최장 7일에 달하는 황금연휴를 갖지만, 북한에선 추석 당일(6일)만 공휴일로 지정했다. 북한에선 추석을 명절로 쇠지 않았지만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 휴일로 정해졌다.
북한의 추석은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우선 추석 당일만 공휴일로 지정된 만큼 '귀성 전쟁'이란 개념이 없다. 하루만에 성묘하기엔 사실상 시간이 부족하기에 북한 국민들은 대부분 추석에 고향을 찾진 않는다. 특히 올해는 오는 10일 열리는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북한 국민들은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 동원 행사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1988년 돼서야 민속 명절 '공식화'
북한은 해방 후 민속 명절을 봉건 잔재로 간주해 1967년 추석과 음력 설을 폐지했다. 이후 1972년 추석부터 성묘를 허용하며 부분적으로 민속 명절을 부활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1988년 추석, 1989년 음력설, 한식, 단오가 민속 명절로 공식화됐다.
6일 노동신문에 게재된 조명철 북한 사회과학원 민속학연구소 연구소 박사의 기고문에 따르면 북한은 10월6일(음력 8월15일)을 예로부터 북한 국민들이 전통적으로 쇠던 추석 명절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추석을 두고 "우리나라(북한)의 민속 명절 가운데선 추석이 우리 인민의 고유한 풍습을 제일 많이 반영하고 있는 민속 명절이라고 볼 수 있다"고 교시했다.
추석은 말 그대로 가을 저녁이라는 뜻이다. 오곡이 무르익는 가을철의 달 밝은 보름날을 명절로 즐긴 데로부터 생긴 이름으로 북한에서는 가위, 한가위라고 불러왔다.
북한의 역사 기록 등을 보면 북한 국민들은 추석을 '풍년 농사로 지어놓은 기쁨을 안고 조상을 위하여 지성을 표시하는 명절날'로 분류해왔다고 한다.
北의 추석 관례는 한국과 비슷
북한의 추석 명절의 첫 의례는 조상의 무덤을 돌아보는 것이다. 예로부터 북한 국민들은 추석날에 햇곡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조상의 무덤을 찾는 것을 응당한 도리로 보고 전통적인 풍습으로 지켜왔다고 한다.
북한 국민들은 추석을 맞아 명절 옷차림을 하고 조상의 묘를 찾아가 제사를 지낸다. 제사가 끝나면 둘러앉아 조상을 추억하면서 음식을 나누어 먹기도 한다. 노동신문은 "조상의 무덤을 찾아가는 풍습엔 의리심이 깊고 예절이 밝은 인민의 아름다운 정신과 도덕적인 풍모가 반영됐다"고 했다.
북한의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은 송편과 밤단자다. 송편엔 주로 햇콩과 참깨, 밤 대추 등이 들어간다. 밤단자는 찹쌀가루로 쪄서 달걀처럼 둥글게 빚고 거기에 꿀에 개인 삶은 밤을 고물로 묻힌 것이다. 추석의 평양지방 특산음식은 노치다. 노치는 찹쌀가루와 길금가루를 반죽해 기름으로 지진 음식이다.
전통적으로 북한 국민들은 추석날을 맞아 씨름과 밧줄 당기기, 그네뛰기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즐긴다. 저녁이면 풍년의 기쁨과 희망을 안고 보름달을 바라본다고 노동신문은 설명했다.
노동신문은 "전통적인 민속 명절의 하나로서 당과 수령을 받드는 길에서 먼저 간 혁명 선배들과 동지들 그리고 부모 형제들과 친척, 친우들을 뜨겁게 추억하는 의의 깊은 계기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