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4주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은 집값이 강세지만,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동구) 등 외곽 지역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하락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1주일 전보다 0.05% 내렸다. 지난주(-0.04%)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수도권(-0.03%→-0.03%)은 내림 폭을 유지했지만, 지방(-0.05%→-0.07%) 낙폭이 확대됐다. 대출 규제 속에 탄핵 정국 지속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은 지난해 말 이후 4주 연속 보합세다. 자치구별로 강남구(0.01%), 서초구(0.03%), 송파구(0.09%) 등 강남 3구 아파트값이 모두 지난주보다 상승했다.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가격이 뛰었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4차 전용면적 208㎡는 이달 10일 77억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71억 원)를 약 5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용산구(0.03), 성동구(0.01%) 등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북권에서는 노원·동대문·중랑구 아파트값이 각각 0.03%씩 내렸다. 지난달 31일 노원구 상계동 청암2단지 전용 59㎡는 4억75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최고가(6억3000만원) 대비 25% 가까이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도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9만114건으로, 열흘 전(8만8675건)보다 1439건 늘었다. 역대 최고치(지난달 4일 9만340건)에 다시 근접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주일 전보다 0.01% 하락했다. 지난주 1년6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2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주에 이어 보합세를 유지했다. 다만 대단지 입주가 이뤄진 동대문구(-0.07%)는 하락세가 가팔랐다. 3069가구 규모의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는 지난 10일 입주를 시작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외곽 지역과 구축 단지에서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 위축되고 관망세가 짙어지며 아파트값이 내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