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강북에서 차로 경부고속도로를 1시간가량 달리자 탁 트인 벌판이 나왔다. 한쪽에선 토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고, 멀리 골조를 올린 아파트 건설 현장도 눈에 띄었다. 타워크레인이 곳곳에 솟아 있는 경기 평택시 브레인시티의 모습이다. 고속도로에서 나오자마자 보인 도로 표지판엔 SRT 평택지제역이 적혀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고덕국제신도시와 평택소사벌지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가깝고 대형 병원과 대학까지 들어설 곳”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분양이 이어져 수도권 남부 실수요자가 좋은 집을 선택할 기회”라고 말했다.
○1만7360가구 분양 봇물
평택 브레인시티(482만㎡)는 평택시 도일동 일대에 조성되는 첨단산업·주거 복합신도시다. 4차 산업을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산업단지와 함께 1만7360가구 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규모 면에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448만㎡)보다 더 크다.
2007년 시작된 브레인시티 사업은 실시계획이 좌초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2020년대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2023년 공급된 ‘브레인시티 중흥 S클래스’(1980가구)와 ‘브레인시티 대광로제비앙 모아엘가’(1700가구) 등은 내년부터 입주할 예정이다.
작년 말 이후 ‘브레인시티 푸르지오’(1990가구) ‘브레인시티 한신더휴’(991가구)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급에 나섰다. BS한양이 공급하는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889가구)은 오는 27일부터 명절에 맞춰 계약자 이벤트를 연다. 이 단지 전용면적 59㎡의 분양가는 3억5000만원 수준이다. 계약금 5%에 무상 품목(시스템 선반과 음식물 탈수기 등) 확대도 관심받는다.
올 상반기에 ‘평택 브레인시티 비스타동원’(1600가구)과 ‘평택 브레인시티 모아엘가’(1215가구) 등이 분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지는 특화설계와 계약 조건 완화 등으로 잠재 수요자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현장에선 신도시 조성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상반기 신규 단지가 분양에 나서 2028년까지 대부분 아파트가 준공될 예정”이라며 “신도시 완성 기대와 분양 경쟁으로 관심과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첨단산업 성장 따라 기대감
브레인시티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각종 첨단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맞닿아 있어 바로 옆 고덕국제신도시와 함께 ‘반세권’(반도체+역세권)이란 별명이 붙었다. 게다가 2023년 ‘청정수소 시험평가 및 실증화 지원 기반 구축사업’에 최종 선정돼 480억원 규모의 청정수소 시험평가 센터가 구축될 예정이다. 지난해엔 미래자동차 통합성능평가센터 구축 사업지로 선정됐다. 두산테스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도 첨단산업시설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경기 부진으로 주택 수요가 늘어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생활 인프라가 신도시 조성에 맞춰 개선될 전망이다. 의료시설로는 아주대 평택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9년 KAIST 평택캠퍼스 개교를 비롯해 지구 내 공공도서관 설립이 예정돼 있다. 고덕국제도시와 평택 소사벌지구의 생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교통 환경도 개선될 전망이다. 평택~제천 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차로 10분 거리엔 서울지하철 1호선과 SRT가 지나는 평택지제역이 있다. 올해 경기 수원발 KTX가 정차하는 광역 노선이 들어설 예정이다. GTX-A·C노선 연장에 따른 추가 수혜도 기대된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