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표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례로 꼽히던 서울 강남구 청담 프리마호텔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앞두고 특급호텔을 위한 종 상향이 이뤄지고 상한 용적률이 800%까지 높아지면서 개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3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청담동 ‘옛 프리마호텔 부지의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위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주민공람을 오는 30일까지 한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과 일반상업지역이 섞여 있는 부지를 상업지역으로 종 상향하고 최대 800%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최고 높이 역시 일반상업지역에 맞춰 195m까지 가능해진다.
높아진 용적률에 맞춰 공공기여율도 다시 설정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공공기여율은 28.5%(1348㎡) 수준이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에 따라 오른 용적률의 50%를 공공기여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산대로변에 바로 출입할 수 있는 문화시설 157㎡를 제공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공공기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마호텔 개발 사업은 2021년 460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초기 토지비) 조달을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그러나 PF 시장 경색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주단이 브리지론 만기 연장을 거부해 채권자가 대출금을 만기 전 회수하는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설이 불거졌다. 애초 토지를 고가에 매입해 사업성이 낮아 공매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신세계프라퍼티가 사업에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고급 레지던스 대신 5성급 호텔 개발 사업 중심으로 노선을 변경하며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계획안 역시 관광호텔 용적률을 50% 이상 적용하도록 했고, 관광호텔업 최고등급에 맞춰 로비와 식음료 시설 3개, 부대·연회시설 등을 의무 설치하는 조건을 부여했다.
사업지는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이 가깝다. 삼성역은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C노선이 예정돼 있다. 연장된 브리지론의 만기가 오는 11월이어서 그전까지 인허가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인허가 문제 지연으로 브리지론 위기가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시장과 본 PF 대출 시장이 정상화해야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