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정부가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리풀 일대 재개발을 통해 2만가구 공급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핵심 사업지인 서리풀1지구에서 보상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지장물 기본조사를 위한 토지 출입을 통지하자 토지주들이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며 내용증명을 보내면서다. 서리풀2지구가 성당과 마을 존치 요구를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다면 서리풀1지구는 보상 절차와 재정착 대책이 쟁점이 될 것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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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리풀1지구 일대에 대책위원회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
7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LH 서울지역본부는 지난달 22일 ‘서울서리풀1 공공주택지구 LH 담당구역 토지 출입 안내 및 협조 요청’ 공문을 토지 소유주와 점유자들에게 발송했다. 서리풀1지구의 보상업무 수행을 위해 토지·지장물 기본조사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출입 기간은 지난달 29일부터 기본조사 완료 시까지로 명시했다.
이에 약 500여명으로 구성된 서리풀1·2 공공주택지구 총통합 보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달 30일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대화감정평가법인 등에 내용증명을 보내 기본조사 전 민관공 협의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조사 통지 방식과 출입 기간, 출입자 명단, 조사 범위, 평가 기준 등을 문제 삼고 토지 소유자의 입회권·열람권·의견서 제출권 보장 등을 요청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LH가 공문 발송을 통해 토지 출입을 일방적으로 예고했다”며 “현장조사 실시 전 민관공 협의체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토지·물건조사 금지 또는 집행정지 가처분, 행정소송, 손해배상청구, 국가배상청구, 형사고소 등 강도 높은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LH는 대책위 주장과 달리 지장물조사를 강행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LH 관계자는 “해당 공문은 토지조사를 위해 법령에 따라 출입을 통지한 것”이라며 “지장물의 경우 조사를 강행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자 접수를 받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문도 개별 등기우편으로 발송했고 대책위와도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서리풀1지구 갈등의 핵심은 ‘사업 반대’보다 ‘보상 불신’에 가깝다. 대책위 측은 55년 이상 그린벨트로 묶이면서 공시지가가 낮게 형성됐고 이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질 경우 인근 지역에서 재정착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특히 대책위는 구룡마을 사례 등을 거론하며 개발제한구역이라는 특수성을 반영한 정당보상과 토지주 재정착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LH는 아직 감정평가나 보상가 산정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LH 관계자는 “감정평가와 보상가는 법령에 따라 선정되는 감정평가사들이 평가하는 것이지 LH가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토지와 물건조사가 끝나면 조서 공고와 개별 통지, 이의신청 기간이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고 말했다.
이주대책도 쟁점이다. 대책위는 토지주와 거주민 가운데 요건을 갖춘 대상자에게 특별공급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공공임대 비율이 높을 경우 토지를 수용당하는 원주민들이 사업 완료 후 같은 지역에 다시 정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단, 서리풀1지구 내부에서도 주민단체별 이해관계는 복잡하다. 주민 측 설명에 따르면 1지구에는 통합보상대책위 외에도 본동 원주민 대책위, 새정이마을 주민대책위, 내곡동 대책위 등 복수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LH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집회·시위 등에서는 연대하고 있지만 세부 요구는 단체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리풀2지구의 경우 우면동 성당과 송동·식유촌 등 마을 공동체 보존 요구가 핵심이다. 이들은 성당과 마을이 각각 4000여명의 신자가 이용하는 종교 공동체이자 수백 년간 이어져 온 마을 공동체의 터전이라며 전면 수용·철거 대신 존치형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LH는 당초 2029년 착공을 목표로 했던 일정을 앞당겨 서리풀1(1만8000가구)·2지구(2000가구) 모두 2029년 첫 공급(분양)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상 등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심화하면서 사업 추진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H 관계자는 “대책위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고 절차에 따라 토지 소유자의 이의신청 기회도 충분히 보장될 것”이라며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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