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B 대상 설명회, 내달 스위스 출장길
“상법 논쟁, 주주보호 분위기 형성과정” 강조
금융권에선 “직무 동력 상실” 평가도
상법 개정을 놓고 사의를 표명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잇따라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6월 초까지 임기를 완주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해외 일정에 각종 현안까지 챙기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상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될 경우 “직을 걸고서라도 반대한다”던 이 원장이 자리를 지키며 직무 수행 동력이 많이 상실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14일 홍콩에서 투자자 설명회를 갖고 글로벌 투자은행(IB)·증권업 협회를 대상으로 자본시장 현안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홍콩 소재 글로벌 IB 12곳 임원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한국 경제가 탄핵과 미국 관세충격 등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위기극복 능력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한국 경제의 회복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매도 재개방침을 유지했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가로막는 것으로 지적받아 온 배당금 지급절차 개선, 기업 분할 시 주주 보호장치 마련 등을 꾸준히 개선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재 한국에서 상법 개정 등을 둘러싸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그만큼 주주권익 보호 강화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변화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놓고 공개적으로 ‘배수진’을 쳤던 모습에서 미묘하게 변화한 것이다.
이 원장은 “주주보호 강화라는 방향성에 있어 금융당국의 의지는 확고하며, 향후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상법 개정안에는 상장 여부와 무관하게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종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이번달 홍콩에 이어 5월 중순에는 스위스 출장길에도 오를 전망이다. 주요 금융감독기관장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금융현안을 논의하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대외 메시지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잇단 공개 발언과 방송 출연에 이어 유튜브 채널에까지 나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원장 임기는 오는 6월 6일 끝난다. 조기 대선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 등을 통해 비상대응 체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