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회를 맞이한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예선전 전경. 삼성화재배 최다 연속 우승의 주인공 이창호 9단(오른쪽)의 시니어조 예선 대국 모습
1996년, ‘변화’와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첫 걸음을 내디딘 삼성화재배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메이저 기전으로 자리잡은 이 대회는 지금까지 29명의 우승자와 19명의 챔피언을 배출하며 세계 바둑사의 한 축을 이뤘다.
삼성화재배의 시작은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당시로선 상상하기 힘들던 프로·아마 통합 예선 제도를 도입했고, 참가비 없이 오직 성적으로만 승부를 가리는 ‘완전상금제’를 선보였다. 상금 규모 또한 당시 기준 최고 수준인 40만 달러였다. 세계 각국의 톱랭커들이 자비를 들여 예선에 참가할 만큼, 대회는 빠르게 ‘꿈의 무대’로 자리잡았다.
여성조 신설(10회), 세계 각국의 대표 초청(14회), 패자부활이 가능한 더블일리미네이션 제도 도입 등 삼성화재배는 매번 새로움을 더해왔다. ‘별들의 제전’이라 불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2회부터 4회까지 3연패를 달성한 이창호 9단은 여전히 삼성화재배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이세돌 9단의 12회 우승, 김지석 9단의 19회 깜짝 우승, 그리고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이 결승에 오른 27회 대회는 바둑사에 남을 명장면들이다.
국가별 우승 횟수를 보면 한국이 14회, 중국이 13회, 일본이 2회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중국이 8회를 가져가며 새로운 주도권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29회 대회에서는 중국의 딩하오 9단이 2연패를 달성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올해 30회를 맞은 삼성화재배는 또 한 번 변화를 택했다. 신예 발굴을 위한 U-20조 신설, 본선 대진의 무작위 추첨 등 새로운 시도를 도입했다.
본선은 11월 9일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열리며, 한국 10명·중국 18명·일본 2명·대만과 베트남 각 1명 등 총 32명의 기사들이 진검승부를 펼친다.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의 우승상금은 3억 원, 준우승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초읽기 1분 5회씩으로 정해졌다.
30년의 역사 위에서 다시 펼쳐질 별들의 파이널 무대. 삼성화재배는 여전히 ‘혁신의 무대’로, 세계 바둑의 중심에 서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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