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꼴찌의 반란… 페퍼저축은행, 창단 첫 선두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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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시즌 연속 여자부 최하위 팀
‘디펜딩 챔프’ 흥국생명 꺾고 1위로
亞쿼터 영입 ‘시마무라 효과’ 톡톡
장소연 감독 “봄배구 진출이 목표”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2일 흥국생명과의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방문경기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장소연 감독(작은 사진)이 이끄는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흥국생명을 3-0으로 꺾고 창단 후 처음으로 V리그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페퍼저축은행 제공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2일 흥국생명과의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방문경기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장소연 감독(작은 사진)이 이끄는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흥국생명을 3-0으로 꺾고 창단 후 처음으로 V리그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페퍼저축은행 제공
“아직 시즌 초반이고 경기는 계속 남아 있다. 기쁨은 잠시다. 남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겠다.”

‘만년 꼴찌’ 페퍼저축은행을 창단 후 처음으로 프로배구 V리그 순위표 맨 위로 이끈 장소연 감독의 말이다. 2021∼2022시즌부터 V리그 무대에 뛰어든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여자부 최하위(7위)에 그쳤다.

페퍼저축은행은 그러나 2일 2025∼2026 V리그 인천 방문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에 3-0 완승을 거두며 승점 8(3승 1패)로 여자부 선두에 올랐다. 한국도로공사와 승점, 승패는 똑같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2.000-1.375로 앞섰다. 페퍼저축은행이 인천 방문경기에서 승리한 것도 창단 후 처음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이 이렇게 잘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초전 격으로 열린 9월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때만 해도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소위 ‘예방주사 맞았다’는 표현처럼 더 단단하게 리그를 준비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V리그 개막부터 달라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조이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도 현대건설을 3-0으로 꺾었다. 장 감독은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며 “코트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볼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뒷심도 좋아졌다”고 했다.

파란의 중심에 있는 선수는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시마무라(33·미들 블로커)다. 일본 대표팀 주축이었던 시마무라는 V리그 데뷔 첫 4경기에서 59점(공격 성공률 47.1%)을 올렸다. 장 감독은 “시마무라가 가운데에서 플레이를 다양하게 해주다 보니 공격 분산이 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도 조이(16점)를 비롯해 시마무라(13점), 이한비(13점), 박정아(10점) 등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장 감독은 예전과 가장 달라진 점으로 리시브를 꼽는다. 장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보면 리시브 효율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박정아의 리시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다혜와 이한비의 커버 범위를 넓혔는데 잘 버텨주고 있다”고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리시브 효율이 최하위(24.2%)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2위(31.5%)로 올랐다. 장 감독은 “최종 목표를 20승으로 잡고 시즌을 시작했다. 탄력을 더 받는다면 ‘봄 배구’ 진출까지 노려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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