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조원 넘는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의 40%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일 계약 건으로는 2011년 창사 이후 최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럽에 있는 제약사와 14억1011만달러(약 2조747억원)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단일 건 기준 1조원 넘는 규모의 ‘빅딜’을 매 분기 체결했고, 올해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2조원어치 수주 기록을 세웠다. 이날까지 누적 수주 총액은 176억달러(약 25조7600억원)에 달한다.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에 발맞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4월 인천 송도 5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5공장 완공 시 총 생산능력은 78만L대로 세계 매출 1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론자의 두 배에 달한다.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CMO 서비스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제약·바이오업계 콘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수주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 '수주 랠리'…올해 매출 5兆 넘기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10월 당시 역대 최대 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지 3개월 만에 다시 한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형 수주 계약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매출은 지난해 4조원 돌파에 이어 올해 5조원까지 넘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 2025’에 참가해 이 같은 내용의 계약을 공개했다.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인 2조원짜리 계약이자 올해 첫 수주다.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고객사와 제품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 기간은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 금액은 2022년 1조7835억원, 2023년 3조5009억원, 2024년 5조4035억원으로 매년 약 1.5배씩 늘어났다. 단일 계약 기준 수주 규모 1조원을 넘는 ‘빅딜’은 지난해만 미국·유럽 제약사 등 세 곳과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기준 글로벌 상위 20곳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고객사 목표를 ‘톱40’으로 확대한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계약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말 총 4층 구조의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경쟁사와의 생산능력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오는 4월 인천 송도 5공장을 가동하면 총생산능력은 연 78만4000L가 된다. 스위스 론자는 3년 뒤인 2028년까지 79만L를 확보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오는 22일 공시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날 수주 규모 한 건만 해도 2023년 전체 매출(3조6946억원)의 56%에 달한다”며 “이런 기조를 이어간다면 올해 (매출) 5조원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