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안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신약이 출시될 겁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장을 찾은 미국 바이오텍 인실리코메디신의 알렉스 자보론코브 대표는 폐섬유증 치료 신약의 출시 목표 시기를 이같이 말했다.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약물의 상용화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AI 신약 기업의 경연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 세계에서 100여 개 AI 신약 기업이 성과를 발표했다. AI 기업 중에서도 전통 신약 개발에서 불가능한 영역에 도전하는 생성형 AI 기반 플랫폼 기업에 이목이 쏠렸다.
인실리코메디신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 겨냥하는 폐섬유증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다. 폐 기능이 점차 퇴화하는 만성질환이지만 증상을 개선할 약이 없는 불치병이다. 인실리코메디신이 최근 공개한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폐활량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바이오텍인 리커전파마슈티컬스도 AI로 불치병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깁슨 리커전파마슈티컬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세션 발표에서 “지난달 항암제로 개발 중인 REC-1245의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신약 후보물질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분해해 치료하는 신개념 치료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의 판매 허가를 받은 적이 없는 분야다.
현장에서는 AI가 제약산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실리코메디신이 AI 플랫폼을 활용해 사람 대상 임상 단계 직전까지 통상 5~6년이 걸리던 것을 18개월로 줄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투입 비용도 절반으로 낮췄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의료산업에서 AI는 이미 현실”이라며 “AI로 인한 혁신은 암과 같은 최악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이영애 기자/송영찬 특파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