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번 쓰면 좀처럼 벗기 힘든 비정규직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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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2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로비에 앉아 박람회 소감문을 작성하고 있다. 영남대 화학과 재학생인 이들은 “전공 관련한 기업이 안보이는 것 겉아 아쉽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청년들이 어떤 일자리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지에 따라 이후 10년 동안의 일자리 안정성이 결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처음에 정규직으로 시작하면 대부분 정규직으로 남았지만, 한번 비정규직으로 출발하면 비정규직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임금 격차와 ‘낙인 효과’가 쌓이면서 넘을 수 없는 벽이 되고 있다. 최근 국회 미래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는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의 공고한 이중 구조가 청년들을 절망에 빠뜨리는 현실을 보여준다. 1989∼1998년생 2700명의 첫 일자리와 이후 10년간 경로를 추적해 보니 처음에 정규직으로 시작한 청년은 이후 8년 3개월을 정규직·전일제로 근무했다. 하지만 비정규직으로 첫 단추를 끼운 청년이 정규직으로 일한 기간은 3년 2개월에 불과했다. 10년 중 일자리가 없었던 기간도 정규직 출발자는 10.8개월이었지만 비정규직 출발자는 35.6개월로 2년의 차이가 났다. 고학력이 정규직으로 이어지는 공식은 이미 깨어졌고, 어렵게 첫 직장을 가져도 채 4년도 버티지 못했다.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청년 10명 중 3명은 이후 10년 동안 한 번도 정규직을 경험하지 못했다.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이들도 평균 4년 10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이런 일자리 양극화 현상은 과거 세대에 비해 훨씬 심해졌다. 1989∼1998년생의 33.5%는 첫 일자리가 비정규직이었는데, 1990년대 외환위기 전후 노동시장에 진입했던 1969∼1978년생의 1.9배에 이른다.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기득권의 울타리를 치면서, 한번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출발한 청년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사실상 끊어진 상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평생 낙오한다는 불안감에 청년들은 노동시장 진출 자체를 미루고, 이는 심각한 일자리 미스매치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도입 여파 등으로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여기에 법적 정년 연장마저 추진된다면 청년들의 좋은 일자리 진입 통로는 더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청년들을 어디든 일단 취업시키거나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임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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