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들은 학생들이 혐오 표현을 배우는 창구로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지목했다. 온라인 플랫폼엔 유명인의 죽음을 조롱하거나 외모, 지역, 가정 환경 등을 비하하는 콘텐츠들이 넘쳐나는데 이를 접한 학생들이 소셜미디어나 일상 대화 중 유행어처럼 따라 쓴다는 것이다. 상당수 학생들은 혐오 표현이 유래한 역사적 아픔이나 정치적 맥락도 모르고 가벼운 놀이처럼 혐오 표현을 쓴다고 한다. 폭력적 언어를 쓰면서도 폭력인 줄 모르는 것도, 역사적 사실을 왜곡된 방식으로 접하는 것도 모두 가벼이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번 조사에 응한 교사들의 절반 이상은 학생들의 혐오 발언을 지적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교사가 문제의 발언을 제지하면 아동학대로, 문제의 발언과 관련된 사실 왜곡을 바로잡으려 하면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민원이 제기될까 입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교실에서 조롱과 비하가 만연하는데도 제지할 수 없다면 교사의 권위는 실추될 수밖에 없다. 교권의 약화가 혐오 확산을 부추기고, 혐오 문화가 다시 교권과 공교육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반항적인 또래문화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도를 넘는 조롱과 비하는 언어 폭력이다. 학교는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상호 존중하며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공동체다. 어려서부터 조롱하고 조롱받는 문화에 익숙해진 세대가 성인이 돼 건전한 공동체를 이뤄가길 기대하긴 어렵다. 혐오 발언을 학교폭력과 같은 심각한 문제로 다뤄야 한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막말과 조롱이 일상화된 어른들의 정치 문화가 아이들의 언어 생활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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