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을 찾는 관광객은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 방문객을 넘어 미국과 유럽, 호주 등으로 크게 다변화됐다. 규모나 수입 면에서도 일본 관광 산업의 최대 호황기란 말이 나온다. 물론 기록적인 엔저의 수혜도 무시할 수 없지만, 방한 관광객의 두 배가 넘는 성과를 환율 효과만으로 설명하긴 어려워 보인다.
일본은 관광을 국가 성장 전략으로 삼고 20여 년 동안 꾸준히 투자했다. 2003년 관광을 국가 전략의 하나로 삼은 ‘비짓 저팬(Visit Japan)’ 캠페인을 시작으로 지방공항 국제노선 확대, 면세 제도 개선, 지역 축제와 문화유산 육성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원래 일본은 현금 사용이 많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 여행하기 불편한 나라였다. 하지만 다국어 안내와 신용카드 결제, 교통 정보 제공 등 여행 인프라를 대폭 개선하면서 관광객의 이동과 소비를 쉽게 했다.
특히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해 각 지역의 역사와 음식, 자연, 온천, 예술을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그 덕에 지방 소도시로까지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교통, 식음료 등에서 전반적인 소비가 늘어났다. 전통 료칸이나 문화 체험 등으로 곳곳에 가볼 곳이 많다 보니 외국 관광객의 재방문율과 평균 소비액도 높다. 일본 재방문율은 60∼70% 정도에 이르며,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560달러(약 234만 원)나 된다.반면 한국 관광은 여전히 서울, 부산 중심의 쇼핑과 짧은 도심 관광이 주를 이룬다. 재방문율도 50%대, 1인 평균 지출은 1155달러에 그치고 있다. K팝과 K드라마의 세계적인 인기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빠르게 늘었지만, 지방으로 이동해 며칠씩 체류할 만한 콘텐츠와 교통, 숙박 인프라는 부족하다. 전국에 다양한 숙박 시설이 고루 포진한 일본과 달리 우리는 서울, 제주에 고급 호텔이 집중돼 있고 결제와 길 찾기 등에서도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다. 일본 못지않게 각 지역이 풍부한 문화 자산과 저력을 갖추고 있는 걸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방한 외래 관광객은 역대 최고인 1893만 명을 기록했고, 올해 3월에는 11년 만에 관광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한국 관광에도 분명히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20여 년간 관광을 국가 성장 전략으로 일관성 있게 밀어붙여 결실을 낸 일본은 이 시점에서 좋은 참고 사례다.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관광자원으로 키움으로써 ‘K컬처의 힘’을 지속 가능한 관광 경쟁력으로 이어 갈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때다.
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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