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기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보상을 확대하는 ‘공정수당’ 도입을 공식화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단기간 근무 등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수당을 더 주는 이른바 공정수당을 도입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단기계약 종료 때 임금의 일정 비율을 추가 지급하는 프랑스식 ‘불안정 보상금’ 모델을 참고하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제도 자체는 공감할 만하다. 고용 안정성이 낮은 근로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 임금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에 반대할 명분도 약하다. 이재명 대통령도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더 많은 보상이 이뤄지는 게 상식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게다가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현행 기간제법은 ‘쪼개기 계약’을 양산한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제도 설계가 노동시장 현실에 부합할지다. 단기 비정규직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면 영세기업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단기 인력을 많이 쓰는 소상공인, 서비스업, 계절성 업종, 프로젝트형 업무에서는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자칫 고용 위축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비정규직을 줄이는 해법으로 작동할지도 불확실하다. 공정수당이 도입되면 기업의 계산은 단순해진다. 정규직 전환 여부를 고민할 필요 없이 수당을 얹어주고 계약을 종료하면 된다. 외주, 플랫폼 노동으로 대체해온 직무를 정규직 전환 부담 없이 지속할 명분도 생긴다.
해외 사례가 이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정부가 참고하는 프랑스의 불안정 보상금은 1982년 도입됐는데 이후 1년 미만 단기 계약직 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수당이 면죄부가 돼 비정규직 계약이 되레 늘거나 기간이 잘게 쪼개지는 사례가 많았다. 불안정 고용을 줄이지 못했다는 뜻이다.
공정수당이 비정규직 보호 장치가 될지, 아니면 기업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만 키우는 또 하나의 규제가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단기계약 남용을 막으려면 적용 대상, 예외 사유, 반복 계약 규제, 정규직 전환 인센티브 등이 촘촘하게 맞물려야 한다. 정확한 제도 설계가 뒷받침되지 않는 선의는 또 다른 노동시장 왜곡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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