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 행정 편의로 정해선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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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7 17:33 수정2026.04.27 17:33 지면A31

어제부터 사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시작됐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에게 1인당 45만~55만원이 지원된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고유가가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위기 대응 여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일반 국민(5월 18일)보다 20여 일 먼저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업종은 지난해 ‘민생 회복 소비쿠폰’ 시행 때와 동일하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이나 소상공인 매장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직영점이나 대형 외국계 매장, 대형 전자제품 매장 등에서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

이처럼 피해지원금 사용처에 제한을 두는 것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부수적인 정책 효과를 고려할 때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고유가 피해를 지원한다’는 명분이 무색하게 수도권 주유소 10곳 중 9곳에서 피해지원금을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은 따져봐야 한다. 전국 1만752개 주유소 중 연 매출 30억원 이하는 42%(4530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도권에선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주유소 비율이 12%에도 못 미친다. 서민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도권 취약계층,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운송업 종사자 등은 지원금 사용에 상당한 불편을 느낄 수 있다.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방식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 편익을 고려한 조치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비업무용 석유 이용자도 혜택을 보게 하면서 편의점만 본사 직영점과 가맹점을 골라서 방문토록 하는 것을 일관성 있는 조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정부도 피해지원금 사용 대상과 소비 장소를 행정 편의에 따라 결정하는 자세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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