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野 “더 센 상법 개정 추진”… 자본시장법 바꾸면 될 일을 왜 굳이

1 day ago 5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한 상법 개정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심지어 더 강력한 법안 발의까지 예고해 경제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힌 게 핵심이다. 경제계는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 투자 위축 등을 우려해 철회를 요구해 왔고, 한 대행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경제계의 거센 반발에도 상법 개정안을 다시 국회 표결에 부치는 것은 물론이고 최종 부결 시 집중투표제나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확대, 독립이사 개편 등을 추가해 법안을 재발의하겠다고 한다. 모두 기업 경영권을 위협하는 ‘독소 조항’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제도들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면서 “소액주주가 많은 피해를 본 게 오랜 역사”라고 했다.

그동안 기업들이 주주 환원을 소홀히 하고 일방적인 쪼개기 상장이나 불합리한 합병 비율 산정 등으로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측면이 있다.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소액주주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방향 자체는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이는 비상장 중소기업을 포함해 100만여 개 모든 기업에 영향을 주는 상법 대신 2600여 개 상장기업에 적용되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8개 경제단체가 실질적인 주주 보호는 상법 개정 대신 ‘핀셋 규제’ 방식의 자본시장법 개정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수차례 제안한 배경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얼마 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원래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한다. 상법을 개정하면 일반 회사, 가족 네 명이 주주인 곳까지 적용된다”고 했다. 이래 놓고도 민주당이 더 센 상법 개정안까지 꺼내 들려는 것은 개미투자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략적 행보로 비칠 뿐이다. 기업 활력은 살리면서도 소액주주는 보호할 수 있는 더 나은 대안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트럼프발 ‘관세 쓰나미’에 속수무책인 기업들에 ‘상법 족쇄’까지 채워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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