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부 문화 확산을 꿈꾸며

19 hours ago 4

[한경에세이] 기부 문화 확산을 꿈꾸며

지난 3월 22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경북 여러 지역으로 확산하며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 문화재 소실을 초래했다. 이런 재난 속에서 기업과 각계 인사들은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이재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우리 회사 임직원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으며, 스타트업 에잇퍼센트 역시 임직원과 함께 산림 복원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불 피해 지원 관련 뉴스를 접하며 대한민국의 연대 의식을 다시금 실감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금 모으기 운동’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따뜻한 기부 정신을 장려하는 세제 지원도 더욱 확대되면 어떨까 싶다. 현재 근로소득자는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현행 제도에서는 기부 대상에 따라 10만원까지 전액 공제가 가능하지만, 향후 공제 한도를 확대하면 기부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

또한 소득공제 방식을 고려하면 고소득자의 기부를 더욱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2014년 기부금 세제 제도가 개편되면서 기존의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됐는데 이로 인해 고소득자의 세제 혜택은 줄어들었다. 연봉 2억원인 고소득자가 4000만원을 기부할 경우 과거 소득공제 방식에서는 약 1600만원의 절세가 가능했지만, 현재의 세액공제 방식에서는 약 7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공제 방식의 전환 시점 이후 기부금 증가세는 둔화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2년 0.82%에서 2017년 0.71%로 감소했다.

기부 문화가 활성화된 미국을 비롯해 다수의 국가가 여전히 소득공제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보다 기부 세제가 우호적인 사례가 많다. 프랑스는 빈곤층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관에 기부하면 기부액의 최대 75%를 세액공제해주고, 일본은 개인 기부금에 40%의 소득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면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한다. 그러나 기부금이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학교, 병원, 복지재단, 비정부기구(NGO), 종교단체, 시민단체, 환경단체 등 다양한 기관으로 흘러가며 정부가 살피지 못하는 영역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각 단체의 전문성과 미션을 통해 효율적인 기부금 운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세제 혜택 변화에는 전문가의 면밀한 검토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의 높은 연대 의식과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에 발맞춰 우호적인 세제 개편이 이뤄진다면,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더욱 꽃피울 것으로 기대된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