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안현민이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전 6회초 빠르고 정확한 홈 송구로 보살을 기록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 MVP 후보로 거론되는 안현민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올해 신인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도전하는 KT 위즈 안현민(22)이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안현민은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코디 폰세와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투수 4관왕(평균자책점·다승·승률·탈삼진)에 도전하는 폰세 못지않게 각종 타격 부문 선두를 다투고 있다. 안현민이 선두 경쟁 중인 부문만 총 3개(타율·출루율·장타율)에 달한다. 그로 인해 안현민의 활약에는 공격력이 부각되는 측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현민의 가치는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안현민은 수비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단연 보살이다. 외야수의 보살은 주자의 진루나 득점을 막기 위해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주자를 아웃시키는 걸 뜻한다. 안현민은 올 시즌 12개의 보살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보살에선 안현민을 따라잡을 외야수가 사실상 없다. 그가 가장 많이 뛴 우익수는 물론, 외야 전 포지션을 통틀어도 현재 두 자릿수 보살을 기록한 이는 안현민뿐이다. 우익수 중 강견으로 유명한 나성범(KIA 타이거즈·7개)도 그의 뒤를 잇는다. 전체 2위의 문현빈(한화·8개)과 격차도 크다. 이강철 KT 감독이 “마치 우리 팀에 용병(외국인 선수)이 한 명 더 있는 것 같다 (안)현민이는 정말 강한 어깨를 가졌다”고 뿌듯해한 이유가 분명하다.
안현민의 어깨는 최근 KT의 순위 경쟁에도 단단히 한몫했다. KT는 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안현민의 어깨 덕에 큰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안현민은 2-1로 앞선 6회초 2사 1·2루서 박준순의 우전안타를 잡아낸 뒤,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선행주자 제이크 케이브를 홈에서 아웃시켰다. 타구의 방향과 케이브의 빠른 출발을 고려하면 안현민의 어깨가 더욱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안현민의 수비력은 어깨로만 판단할 수 없다. 안현민은 코너 외야수 중에서도 매우 준수한 수비범위를 선보인다. 과거 발 빠른 포수로 운동능력을 인정받던 그는 외야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한다. 안현민이 우익수로 581.2이닝을 수비하는 동안 해당 방면으로 날아간 타구가 안타로 이어진 비율은 23.7%에 불과하다. 올 시즌 400이닝 이상을 소화한 리그 전체 우익수 중에선 그를 앞선 이가 없다. 국가대표 우익수인 박건우(NC 다이노스·26.7%)와 1·2위팀의 오른쪽 날개를 맡고 있는 문성주(LG 트윈스·27.9%), 이진영(한화·29.2%)도 그에겐 미치지 못한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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