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둔화·소비 침체 영향에
작년 227개 모델 가격 낮춰
“가격인하 경쟁 계속될 것”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지난달에만 평균 2만4000위안(약 475만원)을 할인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내수 침체와 소비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제조사 간 ‘출혈 경쟁’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승용차협회(CPCA)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 전기차의 평균 판매가격이 지난달 2만4000위안 하락한 22만5000위안(약 4457만원)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추이둥슈 CPCA 사무총장은 “많은 신규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면서 모든 전기차 가격이 다시 책정됐다”며 “가격 인하가 공격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이처럼 가파른 가격 할인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CPCA에 따르면 지난해 가격을 낮춘 자동차 모델 수는 227개(전기차 및 내연기관 포함)에 달했다. 2023년과 2022년 가격 인하 모델 수가 각각 148개, 95개인 점을 감안하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기 회복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으면서 올해에도 이 같은 가격 인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당국도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새로운 인센티브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의 폴 공 애널리스트는 SCMP에 “중국 본토의 50여개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달 중 새로운 할인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하이에 소재한 이요오토서비스의 텐마오웨이 영업매니저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탓에 소비자들이 가격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다”며 “올해 고객 유치를 위해선 가격을 계속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