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주춤하던 분양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달 말과 다음달에는 전국에서 13개 단지, 1만2000여 가구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실거주 편의성과 시세 방어력 측면에서 흥행을 주도하는 브랜드 대단지에 실수요자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사비 인상과 대선 국면에서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부산 서면, 에코델타 등 대기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다음달 말까지 지방에선 13개 단지, 1만2358가구가 공급에 나선다. 이 중 976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부산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공급 물량이 예정돼 있다.
부산에선 5개 단지, 4751가구(일반분양 3846가구)가 새 주인을 맞는다. 쌍용건설은 부산진구 부전동에 들어서는 최고 48층 높이의 주거복합 단지 ‘쌍용 더 플래티넘 서면’을 다음달 선보인다. 아파트 432가구(3개 동)와 오피스텔 36실(1개 동)을 합쳐 총 468가구 규모다. 범천철도차량정비단 부지 개발 사업이 단지 바로 옆에 들어서는 데다 부산지하철 2호선 부암역과 가까운 역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다. 부산 문화·상권 중심지인 서면도 가까운 편이다.
동래구 더블역세권에도 ‘쌍용 더 플래티넘 동래 아시아드’가 공급된다. 지하 4층~지상 24층, 3개 동, 총 271가구(전용면적 59~84㎡) 규모다. 이 가운데 13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부산 지하철 3호선 사직역과 3·4호선 미남역이 인근에 있다. 단지 앞 아시아드대로와 미남로를 통해 부산 전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인근에는 부산 최초 대심도 지하도로 ‘만덕-센텀 도시고속도로’가 2026년 1월 개통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다음달 부산 강서구 강동동 4434 일대(에코델타시티 11블록)에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트레파크’를 내놓는다. 지하 2층~지상 24층, 13개 동, 총 1370가구(전용 59~84㎡)로 이뤄진다. 에코델타시티는 강서구 강동동, 명지동, 대저2동 일대 대지 1만1770㎢에 주거, 상업, 업무, 산업, 생태, 문화 등 자족 기능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건설된다.
◇ 충남권 브랜드 대단지 잇따라
충북에서는 3개 단지, 3716가구가 공급에 나선다. 충남(2120가구), 대구(929가구), 경남(842가구) 등에서도 랜드마크 단지가 잇달아 나온다.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업체) HMG그룹은 충북 청주에서 ‘신분평 더웨이시티 풍경채’를 분양한다. 주거·문화·상업이 어우러진 자족형 미래 도시를 표방하는 민간 도시개발사업 ‘신분평 더웨이시티’의 첫 단지다. 신분평 더웨이시티는 청주 도시개발사업 중 가경·홍골지구와 대농지구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 시공사는 제일건설이다. 총 3개 블록, 3949가구로 이뤄진다. 이번에 지하 2층~지상 29층, 12개 동, 총 1448가구를 먼저 공급한다. 이 중 655가구(전용 75~112㎡)는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 59㎡짜리 793가구는 민간 임대 아파트로 공급된다.
포스코이앤씨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1번지(옛 대구 MBC 부지)에 들어서는 ‘어나드 범어’를 선보인다. 지하 6층~지상 33층, 5개 동 규모의 복합단지다. 이 중 아파트는 4개 동, 604가구다. 모든 가구가 희소성이 높은 대형 면적대의 고급 아파트로 구성된다. 대구 최초로 입주민 전용 단지 내 영화관과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GS건설은 다음달 경남 양산시 평산동에 처음으로 ‘자이’ 브랜드 아파트 ‘양산자이 파크팰리체’를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6개 동, 총 842가구(전용 84·120·168㎡)로 짓는다. 웅상센트럴파크(예정)가 바로 옆에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웅상문화체육센터, 양산시청 웅상출장소, 동부행정타운 부지(2027년 예정) 및 평산동 상권도 가깝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단지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고 지역 시세를 견인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많다”며 “브랜드 대단지를 중심으로 선별 청약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