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설계사 수당 공개' 빠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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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추가 설명회 후 확정…설계사 반발에 한발 물러서
당국 "모든 가능성 열려 있다…합리적 대안 있다면 협의"

  • 등록 2025-04-16 오후 7:10:17

    수정 2025-04-16 오후 7:10:17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보험 판매 수수료 개편안을 둘러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보험 대리점(GA) 간 막판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설계사의 판매 수수료(수당)를 보험 계약자에게 직접 공개하는 항목은 최종 개편안에서 빠질 전망이다. 설계사 등 GA업계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사실상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정책 취지를 훼손하지 않은 선에서 시장 반발을 고려한 ‘현실적 조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금융 정책을 밀어붙이기 부담스러워진 상황도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이달 마지막 주 보험 판매 수수료 개편안과 관련해 추가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설명회 이후 최종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작년 12월 판매 수수료 공개, 3~7년간 수수료 분할 지급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 꺼냈지만 보험·GA업계의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GA업계 등은 판매 수수료 직접 공개는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 원가 공개”라고 반대하며 수수료 분급도 급격한 설계사 수입 감소 등을 이유로 시행 유예·단계적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과도한 판매 수수료 선지급이 부당 승환(갈아타기)·잦은 설계사 이직 등 불건전 영업 행태를 유발한다고 본다. 지난달 말 개최한 1차 설명회에서도 판매 수수료 개편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에서도 이해 상충 가능성으로 보수 구조 공개의 필요성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 은행 대출 모집인 중개 수수료 등 다른 금융권역에선 이미 판매(모집) 수수료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 등을 부각했다. 실제로 미국은 선지급 수수료 한도가 설정돼 있으며, 보험회사로부터 받는 판매 수당을 계약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 반발이 워낙 심하다 보니 최근엔 개편안과 관련해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업계 주장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설계사가 보험 판매 수당을 보험 계약자에 직접 공개하는 방안은 최종 개편안에서는 제외하는 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다”며 “단 정보 제공 방식이나 수준을 조정하는 등 보완책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애초 수수료 직접 공개에 대해선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일부 소비자가 고액 수수료를 받는 설계사에게 ‘리베이트’를 요구하거나 높은 수수료율만을 근거로 특정 상품 추천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설계사가 의원실을 직접 찾아가 개편안의 문제점을 전달하는 등 정치권 설득에 나섰고 당국 내부에서도 이 사안이 정치 쟁점화하면 전체 판이 틀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며 “당국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합리적 대안이 있다면 업계와 협의해 다른 방식으로 갈 수도 있지만 소비자가 보험료에 걸맞은 서비스를 받는지 판단할 만한 정보 제공 없이 업계 의견만 일방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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