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님비 막을 新무기"…한전, 초전도 스테이션 구축

5 hours ago 1

입력2025.07.07 16:41 수정2025.07.07 16:41

"변전소 님비 막을 新무기"…한전, 초전도 스테이션 구축

세계 최초로 초전도 송전케이블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전력이 이번에는 초전도 케이블로 수송한 전기를 도심에서 바로 분배·공급하는 ‘초전도 스테이션’ 시범사업에 나선다. 세계 첫 사례다. 초전도 기술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기 수요에 대응하고, 님비(NIMBY)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심 변전소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꿈의 기술’로 주목받다.

7일 전력 업계 등에 따르면 한전은 경기 파주시 문산변전소와 선유변전소 간 2km 구간에 초전도 스테이션을 구축해 초전도 케이블로 전송한 고전압 대용량 전기를 도심 내 소비자에게 직접 분배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2022년 한전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교류 23킬로볼트(kV)·60메가볼트암페어(MVA)급 초전도 케이블 시스템이 적용된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 규격을 준용한 세계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초전도 케이블은 기존 구리선 대신 냉매로 전선을 감싸 극저온에서 전류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체를 활용한 송전선이다. 기존 구리선에 비해 이론적으로 6배 더 많은 전력을 보낼 수 있고, 송전 과정의 열손실도 90%가량 줄일 수 있다.

한전은 제11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에 따라 2023년 기준 3만5000km 수준인 송전선로를 2018년까지 6만1000km로 늘려야 한다. 변전소도 906곳에서 1297곳으로 확대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정부의 공약대로 한반도를 감싸는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를 세우려면 막대한 자원과 공사기간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한전은 초전도 시스템이 이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154kV 고압 송전선을 도심으로 끌어와 이를 22.9kV로 감압하는 대형 변압기를 설치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대규모 부지 확보와 주민 민원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초전도 케이블과 초전도 스테이션을 활용하면, 23kV 전압에서 곧바로 도심 수요처까지 대용량 송전이 가능하다. 별도의 감압 설비 없이도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전은 LS전선과 함께 2013년 23kV급 초전도 케이블을 개발했고, 2019년에는 경기 용인시 신갈~흥덕변전소간 1km 구간에 23kV·50MVA급 케이블을 설치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공인한 세계 최초 사례였다.

현재 세계적으로도 독일 슈퍼링크, 이탈리아 IRIS 등 초전도 케이블 관련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제열 한전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AI 산업의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단일 수요처가 늘고 있다”며 “이런 곳에 초전도 케이블이 새로운 전력 솔루션이 될 수 있고, 향후 유틸리티 외 수요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김대훈 기자 knra@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