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법률 제정·개정에 인공지능(AI)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UAE는 AI 기반 입법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정부 조직인 ‘규제정보청’을 설립을 지난주 승인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부통령은 “AI로 구축할 새로운 입법 시스템은 입법 절차를 더 빠르게 하고 법률을 정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각국 정부가 AI로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UAE처럼 법률 시스템에 AI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UAE는 AI가 입법 속도를 기존보다 70% 이상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UAE는 AI 분야에 1000억달러(약 141조8800억원)를 투자하기 위해 지난해 투자 전문 회사를 세우는 등 자국 AI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작년 기준 인구 100만 명당 AI 기업 49.5곳이 UAE에 등록돼 있다. 세계 9위 수준의 AI 기업 밀도다.
로니 멕달리아 덴마크 코펜하겐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번 UAE 계획에 관해 “AI를 일종의 ‘공동 입법자’로 만들려는 야심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입법 시스템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빈센트 스트라우브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AI는 거짓 정보를 계속 제공해서 믿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