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목표는 항상 다승왕이었다. 남은 시즌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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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우가 29일 강원 평창군의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사진=KLPGT 제공) |
‘버디 폭격기’ 고지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고지우는 29일 강원 평창군의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치고, 최종 합계 23언더파 193타로 우승했다. 193타는 KLPGA 투어 최소타 타이기록이다.
고지우는 2023년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고, 지난해 7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2승째를 따낸 뒤 11개월 만에 통산 3승을 달성했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총 버디수·평균 버디·버디율 모두 1위
올해 초반 8개 대회에서 7번이나 ‘톱10’에 오르며 이 대회 전까지 상금 랭킹 11위, 대상 포인트 7위를 기록 중이었던 고지우는 우승 상금 1억 8000만 원을 받아 상금 랭킹 4위(5억 478만원)로 훌쩍 뛰었다. 대상 포인트 역시 4위(255점)로 올라섰다.
고지우는 버디를 잡는 능력이 뛰어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몰아치기에 능해 ‘버디 폭격기’로 불린다. 루키 시즌이었던 2022년 한 시즌 동안 버디 336개를 뽑아내며 총 버디 수 공동 1위에 올랐다. 올해도 158개 버디를 잡아 버디수 단독 1위는 물론, 평균 버디(4.15개), 버디율(23.09%)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지나치게 공격적이라 보기도 많고, 우승 경쟁에 치명적인 더블 보기 이상 스코어를 적어내는 일이 잦은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출전 선수 중 가장 많은 버디인 25개(1라운드 9개, 2라운드 10개, 3라운드 6개)를 잡는 동안 보기를 단 2개로 막아냈다. 전날 2라운드에선 10언더파 62타를 적어 코스레코드를 달성했고, 2라운드까지 KLPGA 투어 36홀 최소타 기록(18언더파 126타)을 경신하는 등 ‘버디 폭격기’ 면모를 제대로 뽐냈다.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고지우는 전반 6개 홀에서만 4타를 줄이고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7번홀(파4)부터 주춤했다. 12번홀(파3)까지 추가 버디를 잡지 못했고 9번홀(파4)에선 보기를 범했다. 그사이 2위 유현조가 매섭게 고지우를 추격했다. 고지우는 한때 유현조에게 2타 차로 쫓기며 위기를 겪었다.
설상가상 13번홀(파4)에선 티샷이 러프에 빠졌다. 그린 앞 언덕 때문에 핀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려운 위치였다. 고지우는 이런 상황에서 2번째 샷을 홀과 1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으며 여유를 되찾았다.
약속의 16번홀서 쐐기 버디…“내 골프 성장했다”
고지우는 유현조에게 다시 1타 차로 추격을 당했지만, 약속의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이 홀은 2년 전 고지우가 첫 우승 할 당시 승부처가 됐던 홀이다.
당시 고지우는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위기에 빠졌다. 특히 3번째 샷을 해야 할 지점도 러프여서 라이가 좋지 않았고 앞에는 키 큰 나무가 우거져 있어 핀까지 시야도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고지우는 3번째 샷의 탄도를 최대한 띄워 나무를 넘겼고, 공은 핀으로 곧장 향해 2m 거리에 붙었다. 고지우는 이 파 퍼트를 넣으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도 고지우는 16번홀(파4)에서 2번째 샷을 핀 50cm 거리에 갖다 붙여 버디를 잡고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17번홀(파3)까지 23언더파를 기록한 고지우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선 KLPGA 투어 54홀 최소타 기록 경신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파에 머물러 타이기록을 세우는 데 만족했다.
고지우는 이곳에서 첫 우승을 했던 2년 전에 비해 자신의 골프가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실수가 줄었고 정신적으로도 단단해졌다”며 “경기 스타일도 변했다. 예전에는 무작정 핀에 가깝게 공을 붙이기 위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경기했지만, 올해는 코스를 넓게 보면서 공략하는 방식으로 약점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부족한 걸 채우고 장점을 살리다 보니 점점 발전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유현조는 버디만 10개를 잡아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준우승(21언더파 195타)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선 김민별, 고지우, 유현조 등 3명이 코스레코드를 달성하는 진기록이 나왔다. 최근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임희정은 7타를 줄여 한진선과 함께 공동 3위(18언더파 198타)에 올라 8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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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우가 29일 강원 평창군의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KLPGT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