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에 따른 골프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가 10개 대회로 상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작년 대비 두 개 대회가 축소된 가운데 옥태훈이 유일한 다승자(2승)로 이름을 올리면서 투어의 새로운 일인자로 떠올랐다.
KPGA투어는 지난달 29일 끝난 올 시즌 10번째 대회인 군산CC 오픈 이후 두 달간 휴식에 들어간다. 이 기간 KPGA투어 소속 선수들은 아시안투어 등을 병행하면서 경기력을 다질 예정이다. 다른 투어 시드가 없는 선수들은 강제 휴식을 취해야 하는 처지다. 7월 중순부터 2주의 짧은 휴식을 갖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올 시즌 KPGA투어가 20개 대회, 총상금 약 242억원으로 축소된 건 작년 대비 3개 스폰서가 이탈하면서다. 작년 기준 모두 상반기에 대회를 개최했던 KB금융그룹, 데상트코리아, 비즈플레이 등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예산 축소를 이유로 남자골프 시장에서 발을 뺐다. KPGA는 이들 스폰서의 갑작스러운 이탈에 상반기 대회가 부족해지자 10월에 열리던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을 올해는 5월로 앞당겨 개최했다.
전체 규모 축소에 따라 개막전 일정이 한 주 미뤄지는 등 어두운 분위기 속 개막한 올 시즌 KPGA투어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옥태훈이다. 그는 10개 대회에서 우승 2회 포함 톱10 입상을 무려 7차례나 기록하면서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멀찌감치 앞서갔다. 옥태훈은 상금, 제네시스 포인트, 톱10 피니시, 최저타수 부문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옥태훈은 KPGA투어의 새 역사에도 도전하고 있다. 그가 상반기에 쌓은 8억2307만9679원은 KPGA투어 상반기 최다 상금 기록이다. 이 추세라면 작년 장유빈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상금액(11억2904만7083원)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KPGA투어에선 생애 첫 우승자도 4명이나 탄생했다.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한 김백준,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의 사돔 깨우깐자나(태국),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의 숀 노리스(남아공), KPGA 선수권대회 옥태훈이 투어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KPGA투어의 하반기 일정은 오는 8월 28일 개막하는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을 통해 재개된다. 그러나 당장 9월 첫 주에 예정된 하반기 두 번째 대회인 KPGA 파운더스컵은 대회장을 확정하지 못했고 10월 아포짓 대회(Opposite Tournament)와 11월 KPGA 투어챔피언십의 대회장도 미정인 상태다. 아포짓 대회는 DP월드투어와 공동 주관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해 동일 주간 열겠다고 밝힌 대회인데 주최사도 정해지지 않았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