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구성 기업이 '밸류다운'…경영권 분쟁에 적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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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편출 없고 편입만
배당수익률 2% 하회 종목 53개 과반 넘어
'주주배정 유증'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와 갈등
고려아연·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 엔씨는 적자

  • 등록 2024-12-16 오후 5:47:56

    수정 2024-12-16 오후 6:16:51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한국거래소가 16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종목 조정)을 편출 없이 신규 편입만 진행해 투자자들이 고개를 젓고 있다. 주주환원과 수익성 같은 다양한 질적 요건을 따져 밸류업 지수를 구성한다고 하지만 경영권 분쟁을 비롯해 내년 적자로 돌아서는 기업은 여전히 포함돼 있다. 더구나 소액주주 반발에도 기업 인수 위해 유상증자를 강행하는 종목까지 있어 ‘밸류다운’이 아니냐는 지적도 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를 비롯한 통신주가 포함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여전히 개별 기업들로 봤을 때 주주 환원과 수익성에서 거리가 먼 종목들 역시 다수 포진돼 있다”고 지적했다.

밸류업지수 세부 편입 요건에서 주주환원 조건만 봐도 최근 2년 연속 배당을 지급하거나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들은 배당의 정도와 무관하게 주주환원 조건을 통과한다. 이에 배당수익률이 2%를 밑도는 종목이 53개로 과반이 넘는다.

소액주주 연대와 5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갈등을 일으키는 이수페타시스(007660)만 봐도 올해 추정 배당수익률은 0.46%에 불과하다. 특히 이수페타시스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유증 증권신고서 퇴짜를 맞고 지난 11일 정정신고서를 내 2차전지 소재 기업 제이오(418550) 인수 의지를 재차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밸류업지수 편입 종목인 고려아연(010130)과 한미약품(128940)의 경우 경영권 분쟁을 격고 있다.

고려아연의 경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 지난달 13일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며 공시를 번복한 것과 관련 공시위반 제재금 6500만원을 이달에 부과받기도 했다.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며 주당 89만원에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한 직후, 이와 반대되는 성격의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금감원이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제동,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결정 일주일 만에 철회했다.

엔씨소프트(036570)의 경우 수익성이 불투명하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산된다.

밸류업지수 수익성 조건은 최근 2년 연속 적자와 최근 2년 손익 합산 시 적자인 기업은 제외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과거 적자 여부로만 판단한다. 지난 9월 밸류업지수 공개 때 최근 2년간 적자인 SK하이닉스(000660)가 포함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가치주 팩터 지수로 예상했던 시장과의 괴리가 존재했다”며 “공적 연기금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점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개선 역시 필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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