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 어디가] 잔디밭과 산업 유산 사이로 흘러넘친 음악...20주년 맞은 ‘뷰민라’, 문화비축기지서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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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 어디가] 잔디밭과 산업 유산 사이로 흘러넘친 음악...20주년 맞은 ‘뷰민라’, 문화비축기지서 성료

입력 : 2026.06.03 22:28

‘악뮤’, ‘LUCY’, ‘엔플라잉’ 등 문화비축기지 물들여
완전체로 돌아온 루시, 악뮤 메인 무대 헤드라이너
‘민트문화체육센터’ 체험형 프로그램 인기
전담 엔지니어 대동해 라이브 퀄리티 높여

2026 뷰티풀 민트 라이프 현장

2026 뷰티풀 민트 라이프 현장

봄 대표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6(Beautiful Mint Life 2026, 이하 ’뷰민라‘)’이 지난 5월 30일과 31일 양일간 서울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LUCY(루시)’, ‘AKMU(악뮤)’, ‘원필’, ‘N.Flying(엔플라잉)’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은 뷰민라는 올해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이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면서, 상암 문화비축기지로 공연 장소를 옮겼다.

기존 피크닉형 폼을 넘어 메인 무대 스탠딩존을 넓히고 관객들과 무대 사이의 간격을 좁힌 한편, 메인 무대인 ‘MINT+BREEZE STAGE(민트 브리즈 스테이지)’, 문화비축기지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었던 좌식 객석의 ‘LOVING FOREST ㄴGARDEN’(러빙 포레스트 가든), 홍대 클럽을 연상시키는 신규 밴드 스테이지 ‘Flood in the Cave(플러드 인더 케이브)’까 등 3개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에 오른 정승환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에 오른 정승환

첫째 날인 5월 30일(토)에는 뮤페 고막 남친 정승환이 ‘에필로그’, ‘행성’, ‘눈사람’, ‘I Will’ 등의 히트곡을 들려준 데 이어 “세레나데 곡”이라며 꽃을 들고 관객들에게 다가가 ‘마치 오늘처럼’을 들려줬다. 물병의 물을 관객들에게 소심하게 뿌려 웃음을 유도하기도.

이날 문화비축기지의 콘크리트 벽을 배경으로 하는 ‘러빙 포레스트 가든’ 무대에 선 헤드라이너 하동균은 널리 알려진 발라드곡 외에도 밴드 셋에 맞춰 직접 기타를 멘 로커로서의 발성을 들려줘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그녀를 사랑해줘요’를 부르면서는 객석 중앙으로 들어가 커플 관객에게 선물을 주기도.

서브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안예은은 관객들의 떼창을 부른 ‘홍연’ 외에 3년 5개월 만에 들고 온 새 앨범 신곡도 함께 선보였다.

러빙 포레스트 가든 무대에 선 하동균

러빙 포레스트 가든 무대에 선 하동균

뷰민라 떼창 이끈 엔플라잉 화제의 신곡 ‘환절기’

메인 무대에선 ‘N.Flying(엔플라잉)’의 팬클럽 엔피아(N.Fia)의 떼창이 폭염을 뚫고 울려퍼졌다. ‘옥탑방’, ‘블루문’, ‘RUN like this’ 등의 대표곡과 함께, 미발매 신곡 ‘환절기’를 공개했는데, 특히 ‘환절기’는 최초 공개임에도 불구, 떼창을 유도하는 후렴구 ‘계절이 가면 새 사랑을 내게 주세요’로, 관객들과 강렬하게 교감했다. 밴드 ‘터치드’ 역시 미발매 신곡 ‘Save me’를 공개, ‘여자들의 악마’로 불리는 보컬 및 기타 윤민의 목소리는 이날도 특유의 마성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뷰민라에 3년 연속 헤드라이너로 선 ‘LUCY(루시)’는 최근 군 복무를 마친 신광일이 합류, 약 1년 9개월 만의 페스티벌 완전체 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유의 바이올린 연주와 함께, ‘아이돌 밴드’다운 라이브 액션으로 ‘발아’, ‘개화’, ‘전체관람가’, ‘아니 근데 진짜’, ‘남김없이’ 등 대표곡을 소화했다.

밴드 루시(LUCY) 신예찬의 모습

밴드 루시(LUCY) 신예찬의 모습

다음 날인 31일 ‘러빙 포레스트 가든’에서는 ‘뷰민라’의 단골 손님인 감성 듀오 옥상달빛이 헤드라이너로 올랐다. 히트곡 ‘수고했어, 오늘도’와 ‘달리기’, ‘두 사람’ 등을 들려주고, 말맛 코미디의 달인들답게 능숙한 멘트들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지난 4월 발매한 싱글 ‘Delivery(딜리버리)’를 부르며 무대에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한 ‘소란’은 관객에게 음식 배달 이벤트를 선사했다. ‘장기하’는 올 가을 음악생활 24년 만의 첫 솔로 앨범 발매 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무대 전체를 뛰어다니며 도파민 넘치는 열정을 과시하기도.

뷰민라 2026에 출연한 장기하는 올 가을 24년 음악인생 최초로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다고 알렸다.

뷰민라 2026에 출연한 장기하는 올 가을 24년 음악인생 최초로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다고 알렸다.

솔로로 헤드라이너로 출격한 데이식스의 ‘원필’을 보러 온 팬들이 메인 무대 앞을 가득 채웠다. 지난 3월 발매한 솔로 앨범 ‘언필터드(Unpiltered)’에 수록된 ‘Toxic Love’, ‘피아노’ 등을 들려준 원필은 뷰민라를 통해 페스티벌과 처음 인연을 맺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데이식스의 ‘예뻤어’를 관객들과의 떼창으로 완성했다.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와 러빙 포레스트 가든 사이에 위치한 신규 스테이지 ‘플러드 인 더 케이브’에는 헤드라이너인 국악퓨전 록밴드 KARDI(카디)를 중심으로 강렬한 사운드의 3인조 펑크밴드 Snake Chicken Soup(스네이크 치킨 수프)’가 공연을 펼쳤다. 클럽 공연에 걸맞은 밴드의 무대가 레이저 등 각 출연진의 음악적 정체성을 살린 감각적인 조명과 영상 아트워크로 공간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러빙 포레스트 가든

러빙 포레스트 가든

‘러빙 포레스트 가든’ 무대에 오른 ‘김수영’과 ‘imzoo(임지우)’는 공연 전 관객들을 직접 만나 타투 스티커와 티셔츠를 나눠주는 깜짝 이벤트를 펼쳤으며, 다수의 아티스트들 역시 공연 중 관객석으로 찾아가 직접 적은 가사 카드와 꽃을 전달했다. 특히 공연을 보기 힘든 아티스트 알레프의 무대에도 많은 이들이 몰렸다.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에 오른 아티스트들 간의 ‘해병대 스피릿’도 빛났다. 해병대 출신인 밴드 ‘오월오일’ 멤버들이 해병대 출신 ‘AKMU(악뮤) 이찬혁’과 ‘로이킴’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해병대 티셔츠’를 선물로 준비, 위트 넘치는 해병대 선후배 케미를 나눈 것.

해병대 출신인 밴드 ‘오월오일’ 멤버들이 해병대 출신 ‘AKMU(악뮤) 이찬혁’과 ‘로이킴’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해병대 티셔츠’

해병대 출신인 밴드 ‘오월오일’ 멤버들이 해병대 출신 ‘AKMU(악뮤) 이찬혁’과 ‘로이킴’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해병대 티셔츠’

“‘오랜 날 오랜 밤’ 동안 기억에 남을 밤이 됐으면 좋겠어요.” (악뮤)

마지막으로, 최근 7년 만의 정규앨범 ‘개화’로 돌아온 ‘AKMU(악뮤)’가 메인무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다. ‘꽃’과 ‘봄’이라는 뷰민라 성격에 맞는 핑크 컬러 원피스에 꽃이 달린 흰 블라우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온 수현의 몰라보게 날씬해진 모습에 객석에서는 탄성이 나오기도(수현은 공연 직전 SNS에 ‘공연 전 준비 운동’이라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신보 히트곡 ‘소문의 낙원’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의 환호성은 극에 달했고, ‘봄 색깔’을 시작으로 ‘벌레를 내고’,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앨범을 낸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마치 오래 전 나온 노래를 따라부르듯 많은 이들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악뮤는 신보에 담긴 곡들 외에 많은 인기를 얻은 ‘Love Lee’, ‘200%’에 이어 관객들의 플래시 물결이 빛났던 ‘낙하’와 ‘DINOSAUR’까지 선보이며 밤하늘을 뚫는 성량을 자랑했다.

악뮤AKMU의 무대

악뮤AKMU의 무대

‘AKMU’ 로고가 그려진 깃발을 앞세우고 무대를 좌우로 달려 나가며 기차 놀이를 한 악뮤는 별다른 멘트 없이 공연 시간 내내 꽉 찬 무대를 선사했다. 메가 히트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오랜 날 오랜 밤’에 이어 마지막 곡 ‘얼룩’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오랜 날 오랜 밤’ 동안 기억에 남을 밤이 됐으면 좋겠다”는 수혁의 멘트가 끝난 뒤, 화려한 불꽃 놀이가 펼쳐져 뷰민라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불꽃놀이가 함께 한 뷰민라의 마지막 피날레

불꽃놀이가 함께 한 뷰민라의 마지막 피날레

36도 폭염 뚫은 아티스트와 관객들의 열정

뷰민라만의 시그니처 콘텐츠인 ‘민트문화체육센터’는 올해 역시 높은 참여율과 화제성을 기록했다.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민트똘똘이선발대회’ 등에는 아티스트들이 직접 심사 등에 참여해 ‘세계 감자의 날’을 기념한 ‘감자 다치니까 살살 꾸며’ 클래스, 밴드 까치산이 심사를 맡은 ‘전국 허언증 글짓기 대회 백일장’도 열렸다.

그러나 그늘과 피크닉 공간이 부족했고, 화장실과 F&B존 웨이팅이 지나치게 긴 것, 폭염에 멀리까지 줄을 서야 했던 입장 오픈런은 개선되야 할 점으로 보인다. 석유 비축 탱크 기지를 문화 시설로 꾸민 독특한 분위기가 음악과 맞물려 빚어내는 특유의 분위기, 다회용기 사용이 정착된 점, 텀블러로 이용 가능한 워터존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년 뷰티풀민트라이프는 다시 올림픽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플리마켓에선 각종 LP판과 기타 피크 등 음악 관련 용품이 팔렸다.

플리마켓에선 각종 LP판과 기타 피크 등 음악 관련 용품이 팔렸다.

이번 뷰민라는 봄철 대표 축제다운 완성도 높은 라이브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점이 특히 돋보였다. ‘AKMU(악뮤)’, ‘원필’, ‘하현상’ 등을 비롯, 전체 출연진의 절반에 가까운 아티스트들이 전담 음향 엔지니어가 동행, 아티스트들 각자 고유의 음악적 색깔을 온전히 팬들에게 선보였다.

“드론 감독 월급 더 줘야 한다”는 관객 리뷰가 많았던 다이내믹한 무대 드론 영상, 아티스트의 움직임을 최대로 반영한 전광판 영상, 스테이지의 비눗방울 효과 등은 현장에서도 큰 환영을 받았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6 입구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6 입구

“갑작스러운 무더위로 운영에 쉽지 않은 주말이었으나 아티스트와 관객 모두의 도움으로 큰 사고 없이 또 하나의 아름다운 봄날을 완성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힌 민트페이퍼는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THE FLOOD 2026’와 10월에 펼쳐질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6’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 박찬은 기자(park.chaneun@mk.co.kr)]

[사진 박찬은, 민트페이퍼]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3호(26.06.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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