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에 서소문 고가 철거 서두른 서울시 … 공사기간 6개월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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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에 서소문 고가 철거 서두른 서울시 … 공사기간 6개월 단축

입력 : 2026.05.28 18:08

민원 영향 없었단 발언과 달리
준공 앞당기다 안전관리 소홀
직접점검 전 시설물 보강 안돼
전문가 "로봇 활용해 점검한뒤
사람 들어가기 전 조치했어야"
市, 철거공사 재개여부 회의중

사진설명

서울시가 당초 15개월로 제시했던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공사 기간이 9개월로 축소돼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앞선 브리핑에서 "민원으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촉박해진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주민 불편 등을 고려해 공사 기간을 단축한 정황도 드러났다.

28일 매일경제가 분석한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공사 입찰공고문과 서울시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당초 공사 기간을 착공일로부터 15개월로 잡았다. 이에 따라 시공사와의 계약서엔 착공일이 2025년 4월 30일, 준공일이 2026년 7월 29일로 명시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해 6월 공사계획 기간을 202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1개월로 줄였고, 두 달 뒤인 8월엔 다시 기간을 2025년 8월에서 올해 5월로 줄였다. 입찰공고문의 철거공사 기간(15개월)과 비교하면 실제 공사계획 기간이 6개월가량 짧아졌다. 서울시는 서소문 고가도로 인근 도로 통행량이 휴가철에 가장 적다는 점을 고려해 실제 공사 시작 시점도 7월에서 8월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6월께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했고, 그중 하나로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안이 나왔다"며 "옹벽과 교대 구조물의 철거 깊이를 조절해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시민 민원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지난해 12월 주말 공사 기간 단축 방안을 묻는 민원에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전체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주말·야간 작업이 가능한 공종을 선별해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올해 3월 소음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엔 "공정 관리를 철저히 해 철거 작업을 최대한 신속히 완료함으로써 야간 소음 발생 기간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시민 민원 때문에 공사 기간을 줄인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그 와중에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를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통상적으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 시작 일은 늦추고 준공 일자는 앞당기다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처음 계획한 공사 기간이 '가장 적정한 기간'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잠깐의 시민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안전관리에 더욱 신경을 썼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가 붕괴 조짐 이후 안전점검에 나서다 발생한 만큼 사람이 직접 점검에 나서기 전에 시설물 보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긴급 점검을 할 때는 사람이 직접 올라가기보다는 로봇, 드론 등을 활용해 원격으로 점검하고 꼭 사람이 들어가야 할 경우엔 사전 보강 작업을 하도록 하는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토목학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토목 구조물 해체설계 선행 용역 의무화 △고위험 해체공사 적정 공사비 기준 마련 △토목 구조물 해체 전담 감리자격 신설 △공적 안전점검 참여 민간 전문가 보호·보상 체계 마련 등 '5대 제도 개선안'을 제안했다. 한승헌 토목학회 회장은 "전국의 노후 교량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며 "제도가 현장을 따라가지 못하면 서소문 사고와 같은 참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철거공사 재개 여부는 이날 관계기관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오늘 오전 9시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경찰 등 관계기관과 합동 회의를 열고 철거공법과 안전대책을 논의했다"면서 "현재 공사 재개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관계기관 합동 회의와 고용노동부 작업계획 심의를 거쳐 서울시는 공사 재개와 관련된 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다. 고가 철거를 재개하기 위해선 고용노동부 승인이 필요하다.

[박자경 기자 / 이소연 기자 / 문소정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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