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한 비축유 방출 이행을 위해 민간의 석유 비축 의무량을 줄이기로 했다. 민간 정유사의 석유 비축 의무량은 기존 일 평균 내수 판매량의 40일분에서 20일분으로 줄어든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고시를 제정해 석유 의무비축일수를 기존 40일에서 20일로 줄이기로 했다"며 "국내 수급 상황에는 문제가 없지만 IEA 공동결의의 책임 있는 이행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의무비축일수 하향은 고시가 제정되는 29일부터 별도 해제 시점까지 이어진다.
지난 3월 IEA는 한국을 비롯한 32개 회원국과 공조해 4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한국은 다음달 9일까지 정부와 민간 5 대 5 비중으로 2246만배럴 방출하기로 약속했다.
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정부가 비축유 저장 시설에서 물리적으로 석유를 방출하거나 민간 정유사의 비축의무일수를 하향 조정해 민간이 자율적으로 시장에 물량을 유통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IEA 측에 이번 고시 제정에 따라 1200만배럴 규모의 방출 실적을 통보할 예정이다.
의무비축일수를 하향하더라도 당장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민간에서 보유하고 있는 원유와 석유 제품이 9000만배럴에 달하는 등 재고가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의무비축일수를 줄인다고 창고에 쌓인 원유를 당장 꺼내써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양 실장은 "의무 비축일수를 하향한 건 국제 공조를 이행하는 차원이자 급작스러운 중동 상황 추가 악화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며 "정부 비축유는 최대한 남겨놓고 불가피한 상황에 한해 방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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