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피에타 오마주한 '마더'…'빛의 도서관' 지은 에스 데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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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네가 단순한 가구 박람회가 아닌 이유는 다채로운 문화 행사 덕분이다. 비즈니스 기회를 연결하는 것이 박람회의 1차 목표라면, 살로네의 시선은 보다 먼 곳을 향해있다. 당장 경제적 이익 너머,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관람객의 아이디어를 자극하고 관점의 전환을 이끄는 경험이 장내외 곳곳에 포진했다.

올해는 빛의 예술가, 로버트 윌슨이 전시장 밖에서 특별 프로젝트 <마더 Mother>를 선보였다. 윌슨은 미켈란젤로의 미완성 조각 ‘피에타’를 모티브로 빛과 어둠, 시간과 구조의 개념을 재해석한 설치 예술을 선보였다. 전시 초반은 완전한 어둠, 서서히 빛이 피에타의 표면을 쓰다듬는 듯 연출했다. 윌슨이 해석한 피에타를 보기 위해, 관람객들은 밀라노의 역사적 공간인 스포르체스코 성 내 피에타 론다니니 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Robert Wilson. Mother, Museo della Pietà Rondanini Castello Sforzesco. / 사진. ©Lucie Jansch/Salone del Mobile.Milano 2025

Robert Wilson. Mother, Museo della Pietà Rondanini Castello Sforzesco. / 사진. ©Lucie Jansch/Salone del Mobile.Milano 2025

Robert Wilson. Mother, Museo della Pietà Rondanini Castello Sforzesco. / 사진. ©Lucie Jansch/Salone del Mobile.Milano 2025

Robert Wilson. Mother, Museo della Pietà Rondanini Castello Sforzesco. / 사진. ©Lucie Jansch/Salone del Mobile.Milano 2025

박물관 근처 브레라 미술관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예술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영국 출신의 현대미술가 에스 데블린이 참여한 설치 예술 ‘빛의 도서관(The Library of Light). 이 작품은 관람객들의 바쁜 템포에 브레이크를 건다. 3000권의 책과 좌석으로 구성된 회전 조형물은 관람객들에게 휴식과 사색의 경험을 제공한다. 박람회의 외연은 이렇게 밀라노 시내로 확장된다. 작품 간 동선도 물 흐르듯 연결되어 있어, 관람객들이 밀라노 시내 곳곳을 둘러보기 좋다.

Es Devlin. Library of Light, Pinacoteca di Brera – Cortile d’Onore.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Es Devlin. Library of Light, Pinacoteca di Brera – Cortile d’Onore.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Es Devlin. Library of Light, Pinacoteca di Brera – Cortile d’Onore.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Es Devlin. Library of Light, Pinacoteca di Brera – Cortile d’Onore.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박람회장 내에도 쉬었다 갈 여러 공간을 설계했다. 올해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에르-이브 로숑이 기획한 몰입형 전시 ‘빌라 헤리티지’를 통해, 전통과 현대, 예술과 디자인, 감성과 기술이 만나는 공간을 선보였다. 오페라, 자연, 음악 등 다양한 주제의 방을 통해 '유산(heritage)'의 의미를 전했다.

Pierre-Yves Rochon, Villa Héritage, Winter Garden Fiera Milano, Rho – Pavs. 13-15.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Pierre-Yves Rochon, Villa Héritage, Winter Garden Fiera Milano, Rho – Pavs. 13-15.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Pierre-Yves Rochon, Villa Héritage, Library (Plum), Fiera Milano, Rho – Pavs. 13-15.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Pierre-Yves Rochon, Villa Héritage, Library (Plum), Fiera Milano, Rho – Pavs. 13-15.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Pierre-Yves Rochon, Villa Héritage, Music Room, Fiera Milano, Rho – Pavs. 13-15.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Pierre-Yves Rochon, Villa Héritage, Music Room, Fiera Milano, Rho – Pavs. 13-15. / 사진. ©Monica Spezia/Salone del Mobile.Milano 2025

‘빛과 디자인’을 주제로 한 포럼도 이틀간 열렸다. 조명 디자이너, 건축가는 물론 연출가, 천체물리학자, 사회학자, 신경과학자, 생물학자 등 디자인과 무관할 것 같은 전문가들이 이곳을 찾아, 인사이트를 들려주는 자리였다. <마더>를 연출한 로버트 윌슨은 10일 마스터클래스에서 “디자인이란 시간과 공간의 구조를 세우는 일이다. 그것이 건축이든, 조명이든, 무대든, 모든 것은 빛과 어둠 사이의 여백을 조율하는 작업”이라며 그의 철학을 들려줬다. 살로네의 마리아 포로 회장은 “문화는 사람을 모이게 하고, 사람들을 연결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obert Wilson, Installation Rooms and Secrets. / 사진. ©Salone del Mobile.Milano

Robert Wilson, Installation Rooms and Secrets. / 사진. ©Salone del Mobile.Milano

밀라노=조민선 아르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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