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여파로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파이낸셜타임스(FT)와 공동으로 발표한 ‘세계 경제 회복 추적 지수’(타이거 지수)에 따르면 이달 이 지수는 5.95로 올해 2월(7.71) 이후 2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 지수는 각종 경제·금융지표와 신뢰 지수 등을 종합해 세계 경제 회복을 파악한다. 기준점은 0이며, 지수가 높을수록 장기 추세 대비 경기가 좋고 낮을수록 경기가 나쁘다는 뜻이다.
특히 기업과 소비자 신뢰를 반영하는 세계 신뢰 지수가 -1.044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신용 증가, 시가총액, 주가지수 등이 반영된 금융 지수도 2개월 연속 내린 7.144를 나타냈다. 미국은 1분기까지만 해도 생산·고용 지표가 괜찮았지만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금 세계 경기 침체를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면서도 “글로벌 무역 붕괴와 정책 불확실성 확대는 경제 성장률을 확실히 억누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데이터는 21~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총회를 앞두고 발표됐다. 22일 IMF는 세계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1월 전망 땐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3.3%로 제시했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7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말 그대로 한계를 넘어섰다”며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IMF가 성장률 전망을 아무리 하향 조정하더라도 과거 사례를 보면 최종적인 타격은 그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