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에게서 '트럼프 특훈'을 받았다.
8일 이시바 총리 측은 전날 손 회장과 만찬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과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이 함께했다.
손 회장은 지난달 미국 플로라다주 마러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한 뒤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원)를 투자하고 최소 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이 투자계획을 발표할 때 트럼프 당선인은 손 회장과 어깨동무를 하며 친숙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트럼프 1기 때에도 500억달러(약 72조5000억원)를 투자하고 신규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애초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에 면담을 계획했던 이시바 총리는 이를 취임 이후로 미뤄둔 상황이다. 시기는 오는 2월 이후로 예상되는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일본 정부 측 입장이다.
이날 만남에서 손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미·일 관계와 경제정책 등에 대해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수금지 명령을 내린 것도 화제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일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알려주면 좋겠다'고 총리 쪽에서 요청해 와서 만나게 됐다"면서 "트럼프 신정부가 경제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질문한 것에 내 나름의 인상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