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D―4]
상원 청문회용 모두 발언문 공개
“中, 혜택만 누리고 책임은 방기”
“중국은 초강대국 지위를 얻기 위해 미국에 거짓말을 하고 사기까지 쳤다.”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54·사진)가 15일 상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청문회용 모두 발언문을 작성한 사실이 공개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해당 문건의 일부 내용에 따르면 루비오 후보자는 “중국공산당(CPP)이 세계 질서에 편입됐을 때 미국은 이를 환영했지만 중국은 그 모든 혜택만 누렸을 뿐 의무와 책임은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초강대국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미국에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쳤으며 해킹을 했고 훔쳤다(lied, cheated, hacked and stolen)”고 강조했다.
쿠바계인 루비오 후보자는 중국이 ‘미국의 앞마당’ 격인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중국이 중남미에서 (미국을)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중남미의 독재자, 마약범, 테러범들이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을 조장해 미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그는 “우리의 모든 지출과 정책은 미국을 더 안전하고 강하게 하며 번영시킬 때만 정당화된다. 미국인이 트럼프 당선인을 선택한 것 또한 ‘강한 미국’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무장관으로서 자신의 핵심 임무 역시 이를 집행하는 데 있다고했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인 루비오 후보자는 미국 의회에서 유명한 중국 강경파로 꼽힌다. 신장위구르 주민들의 강제 노동 등을 비판하며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의 제정을 주도했다.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의 금지법 제정에도 앞장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도 반대하며 “그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극우 매체 브라이트바트 또한 루비오 후보자가 “북한 평양, 러시아 모스크바, 이란 테헤란 등에서는 독재자들이 급진 테러단체와 동조하고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남발하면서 “세계 질서는 이제 미국에 불리하게 쓰이는 무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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