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미 연방대법원은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의 스포츠팀 경기 출전을 막는 것이 미국 헌법 및 연방 차별금지법을 위반한다는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더불어 각 주가 생물학적 성을 기준으로 여자 스포츠 출전 자격을 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유사한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인 나머지 25개 주는 물론 전국 중고교와 대학 스포츠 업계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인 중 트랜스젠더의 비율은 1.3%으로 알려져 있다.
● “트렌스젠더 뛰면 그만큼 여성 선수 한 명 밀려나”판결문을 작성한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선수를 여자 팀에서 뛰게 하면 그만큼 여성 선수 한 명이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그 선수 대신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선발 출전 기회를 빼앗고, 뛰는 시간을 줄이고, 메달을 딸 기회마저 가져가게 되는 셈”이라며 “스포츠의 이런 냉정한 현실은 못 본 척 넘어가거나 덮어 둘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베키 페퍼-잭슨(16·투포환)과 린지 헤콕스(25·육상)가 자신이 사는 주인 웨스트버지니아주와 아이다호주에 이의를 제기하며 시작됐다. 두 곳은 모두 여자 스포츠 참가 자격을 출생 시 성별인 ‘생물학적 성’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이 수정헌법 14조 평등 보호 조항과 ‘타이틀 나인(교육 활동에서 성차별 금지한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 “평등 조항은 ‘여성 스포츠판’ 뒤엎으라는 요구 아냐”하지만 대법원은 주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타이틀 나인은 ‘성별로 인한 차별 금지’를 정하고 있는데, 197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이 ‘성별’이란 생물학적 성별로 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캐버노 대법관은 “교육개정법 제9편과 평등보호 조항에 따라 각 주는 생물학적 여성만을 위한 여자·여성 스포츠를 유지할 수 있다”며 “두 법은 미국 전역의 여성 스포츠 체계를 전면 개편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진보 성향 대법관 3인은 결론에는 동의했지만, 절차에 대해선 다소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법정에서 직접 반대의견을 낭독하며 “충분한 증거심리 없이 어려운 문제에 결론을 서두르기보다는 사법적 자제를 발휘해야 한다”며 “스포츠는 제로섬 게임이지만, 법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판결 이후 패트릭 모리시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타이틀 나인 제정 이래 여성 스포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승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이제 사라졌다!!!”고 쓰며 대법원의 판단을 반겼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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