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24% 하락 영향 커
가공식품은 고공비행 이어가
올해 들어 2%대 초반에서 움직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1%대로 내려왔다. 채소를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국제유가가 낮아진 영향이다. 다만 외식과 가공식품, 축산물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은 여전히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체감물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로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작년 12월(1.9%) 이후 다섯 달 만의 1%대 상승률로, 지난 4월(2.1%)에 비해서도 0.2%포인트 낮아졌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것이 물가를 끌어내렸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7% 하락했고, 이에 따라 농·축·수산물 전체 가격은 0.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던 기저 효과와 올해 출하량 증가로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석유류 가격도 2.3%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끌어내렸다. 지난해 5월 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84달러였지만 지난달엔 평균 63.7달러로 24.2% 하락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유류세 인하율이 축소된 것은 석유류 가격 상승 요인이지만,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더 컸다"고 했다.
그러나 돼지고기·달걀 등 축산물과 외식, 가공식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축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2% 올라 2022년 6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가 8.4%, 국산 쇠고기가 5.3%, 달걀이 3.8%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돼지고기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소 도축 마릿수가 감소한 가운데 대체재인 닭고기 가격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대비 4.1% 상승해 전체 물가를 0.35%포인트 끌어올렸다. 외식은 3.2%,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도 3.1% 상승해 각각 0.46%포인트, 0.62%포인트 전체 물가를 밀어올렸다.
근원물가 지표는 소폭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지수 상승률은 2.0%로 전월(2.1%)보다 낮아졌다.
[류영욱 기자]